미국 의회와 주요 정유사들이 고유가를 놓고 정면 충돌했다. 엑슨모빌 셰브론텍사코 로열더치셸 BP 마라손 등 주요 정유사 경영진들은 지난달 30일 상원 조사위원회에 출석,'정유사들이 합병을 통해 휘발유 가격조정능력을 키워 수년간 높은 가격을 유지해 왔다'는 의원들의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상원 조사위원회가 전날 4백쪽에 달하는 보고서를 통해 "정유사들이 합병,공급축소 등의 방법으로 가격상승을 도모했다"며 의혹을 제기한데 대해 반론을 편 것이다. 이날 청문회에서 셰브론텍사코의 데이비스 리브스 사장은 "정유사들이 합병을 통해 대형화됨으로써 비용절감과 효율성 향상을 이뤄 오히려 소비자들에게 혜택을 줬다"며 합병을 통한 가격상승 기도를 부인했다. 마라손 애쉬랜드 정유사의 게리 헤밍거 사장도 "휘발유 가격상승은 원유가격상승을 반영한 것"이라며 "정유소의 화재나 사고,예기치 않은 송유관 문제 등도 가격 상승에 기여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까다로운 환경규제를 설정한 정부도 가격상승에 책임이 있다고 반격했다. 그러나 조사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민주당의 칼 레빈 상원의원(미시간주)은 "정유사들은 재고를 줄여 수요 공급을 빠듯하게 가져가는 게 자신들에게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며 "그로 인한 가격 상승요인을 줄이기 위해 충분한 재고를 확보토록 의무화하는 법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휘발유 가격은 지난 1월이후 25%이상 올랐다. 워싱턴=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