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위원회는 30일 하이닉스반도체 이사회의 "매각 MOU 승인 거부" 소식이 전해지면서 충격에 휩싸였다. 한 관계자는 "아침부터 하이닉스 이사회의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다"며 "이사회가 동의를 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우려는 했지만 만장일치로 부결한 것은 대단히 유감스런 결정"이라고 허탈해 했다. 다른 고위 관계자는 "채권금융회사와 직접 관련된 일이라면 "관치"라는 비판을 받더라도 어떻게 해 보겠지만 민간기업의 이사회 결정에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며 아쉬워했다. 금감위에서는 이근영 위원장,유지창 부위원장,김석동 감독정책1국장 등이 이날 오후 장시간 머리를 맞대고 향후 대책을 놓고 숙의했으나 뾰족한 방안은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위원장은 이날 윤용로 공보관을 통해 "시장원리에 따른 처리"를 강조하는 내용의 금감위 입장을 발표했다. 한 실무관계자는 "하이닉스의 독자생존 가능성이 언론매체에 종종 등장했지만 과연 가능할지,불투명한 변수가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독자생존하려면 반도체경기가 획기적으로 좋아져야 하고 막대한 연구개발(R&D) 투자에도 적극 나서야 하는데 하이닉스로서는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편 재경부에서도 "황당한 결정"이라며 하이닉스 이사들의 면면을 다시 챙기는 등 바쁘면서도 뒤숭숭한 모습이었다. 재경부 관계자는 "일단 채권단의 입장을 파악해보는 것이 일의 순서"라고 말했다. 허원순.박수진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