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시장이 한국증시를 쥐락펴락하고 있다. 지난 주말(26일) 미국증시가 탄탄한 지지선으로 여겨지던 다우지수 10,000선과 나스닥 1,700선이 힘없이 무너지면서 국내 증시를 강타했다. 29일 거래소시장은 31.14포인트 급락했다.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850이 붕괴된데 이어 지수 60일선(843)도 무너졌다. 지수 60일선 붕괴는 지난해 11월이후 처음이다. 이날 지수급락은 외국인의 그칠줄 모르는 매도공세가 주원인으로 작용했다. 외국인은 지난 23일부터 5일 연속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날 미국시장이 하락할 경우 외국인의 매도공세가 어김없이 나타나고 있다"며 "당분간 국내증시는 미국시장의 움직임과 철저하게 연동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추가상승을 이끌 모멘텀부재-미국시장 하락-외국인투자자 한국주식 매도-수급악화-종합주가지수 하락이란 악순환이 되풀이되면서 동조화(커플링.coupling)가 심화될 것이란 관측이다. ◇동조화 심화=미국시장이 하락세를 보인 지난 19일이후 국내시장은 미국시장과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외국인은 기관이 펀드환매에 시달리며 이렇다할 시장방어에 나서지 못한 사이 7천억원 가까이를 팔아치우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전날 다우.나스닥지수의 심리적 지지선이 쉽게 무너지자 이날 외국인이 2천억원이상을 순매도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동욱 현대증권 연구원은 "MSCI 이머징마켓펀드내 현금비중이 지난달 2.80%에서 3.45%로 급격히 늘고 있다"며 "이는 미국시장에 대한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는 걸 방증하는 셈"이라고 진단했다. ◇우려되는 미국경제의 더블딥=지난주말 미국시장은 1.4분기 GDP가 예상보다 높은 5.8% 상승했다는 발표에도 불구, 미시간대학 소비자신뢰지수가 하락하는등 더블딥(Double Dip)에 대한 우려가 강해지면서 다우 10,000선과 나스닥 1,700선이 무너져 내렸다. 박문서 서울증권 연구원은 "연초 모건스탠리증권의 이코노미스트인 스태판로치의 보고서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경기침체 말기에 재고감소와 생산활동 재개로 살아나고 있는 미국의 경기가 또다시 재고누증이 심화되면서 마이너스성장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는 "더블딥"에 대한 우려가 미국시장을 짓누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미국시장과의 연동은 불가피한 만큼 미국의 주요경기지표 발표에 따른 미국시장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할 것을 당부했다. 홍춘욱 굿모닝증권 수석 연구원은 "미국증시가 안정을 찾지 못하는한 국내증시에서의 외국인의 매도공세가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하며 "ISM제조업지수, 4월 실업률등 시장 영향력이 큰 경제지표들의 발표를 눈여겨 볼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투자전략=전문가들은 기술적 반등을 노린 단기거래에 치중하면서 현금비중을 늘릴 것을 주문했다. 홍 연구원은 "추격매도는 의미가 없다"며 "단기급락이후 반등이 나타나면 현금비중을 늘리며 시장방향성을 탐색하는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황창중 L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도 "미국시장이 주요 지지선이 붕괴돼 추가하락에 대한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으나 기술적 반등도 나타날 시점이 가까워지고 있다"며 단기매매에 치중할 것을 권했다. 박은용 한화증권 선물영업팀 차장은 "외국인은 현물은 미국시장과 철저히 연동된 매매를 하고 있지만 선물과 옵션에서 이를 헤지하는 전략을 단기적으로 구사하고 있다"며 "섣부른 매매는 자제하고 당분간 시장을 관망할 것"을 당부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