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납품한 기계의 사후관리는 폐기때까지 보장합니다" 프레스 주변기기와 공장자동화 설비를 전문으로 제작하는 KPA엔지니어링(대표 조성오)의 모토다. 흔히 산업기계의 A/S기간이 1년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약속이다. 그만큼 이 회사가 자사 제품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있다는 얘기다. 이는 곧 높은 기술력을 갖고 있다는 선언으로 받아들여진다. KPA엔지니어링의 직원은 17명 정도에 불과하다. 소기업으로 불러야 할 이 회사가 많은 경쟁업체를 제치고 이분야에서 전문업체로 떠오른데에는 남다른 기술개발과 성실한 회사 운영이 밑거름이 됐다. KPA엔지니어링는 지난 88년 신화엔지니어링으로 창업한 이후 지금까지 프레스 주변기기,자동화 설비개발에만 몰두해 왔다. 생산품목은 프레스 자동화 주변기기와 자동화 기기다. 이중 에어 피더는 전량 수입에만 의존해 오던 제품이었다. 3년전 자체 생산에 성공해 수입대체 효과를 이뤘다. 조성오 사장은 "한우물만 파면 외국 회사의 선진 제품보다 더 좋은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그때 깨우쳤다"고 말했다. KPA엔지니어링이 국내 업계에서 이름을 떨치게 된 때는 지난 96년.평생 사후관리 제도를 도입하면서부터다. 납품한 기계가 폐기될 때까지 사후관리를 책임지겠다는 것으로 당시만해도 다른 업체에선 꿈도 꾸지 못할 내용이었다. 물론 조 사장의 이같은 결정을 놓고 회사 내부에서조차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많았다. 그러나 그 누구도 제품과 기술로 승부하기 위해서라는 조 사장의 신념을 꺾지는 못했다. 이때부터 이 회사의 제품은 믿을 수 있다는 인식이 퍼져 나가면서 탄탄한 성장기반을 닦을 수 있었다. 조 사장은 "제품을 팔기위할 요량으로만 이 제도를 도입했다면 벌써 망했을 것입니다. 국내라면 어디든 어떤 부품이던 관계없이 달려가 1백% 고객만족을 실현하겠다는 생각이었던만큼 고객으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었지요"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KPA엔지니어링은 최근 자동차 정비기기인 휠 발란스와 탈착기 개발에 나서 상품화에 성공했다. 회사측은 앞으로 자동차 부품분야로 사업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며 중국과 미국,동남아 등지로 수출에도 나설 방침이다. 조 사장은 자율경영을 실천하는데도 열심이다. 사원들이 1백% 책임근무를 할 수 있는 자율근무제를 오래전부터 시행해 오고 있다. 종업원들이 서로가 믿고 작업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취지에 따라 만든 것. 한 종업원은 "기술개발에만 매진해 온 결과 이제는 회사 제품이 인정을 받고 있다"며 "어떤 일이 떨어져도 사원들끼리 업무분담이 척척 이뤄진다"고 자랑스러워 했다. KPA엔지니어링은 그동안 축적된 기술을 바탕으로 올해부터 생산제품의 다양화에 나설 계획이다. 기존 제품의 기술력을 더욱 다지면서 자동차부품,정비기기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혀나갈 방침이다. 안산=김희영 기자 song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