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13:04
수정2006.04.02 13:07
코스닥시장이 심상치 않다.
가뜩이나 수급구조가 취약한 코스닥시장이 잇단 주가조작 사건의 여파로 때아닌 냉기류에 휩싸이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이 기술적반등을 겨냥해 순매수를 유지하고 있지만 외국인과 기관은 매도강도를 높이며 수급사정을 악화시키고 있다.
22일 오전 장까지만 해도 코스닥시장에는 83선을 지지선으로 설정해놓고 기술적반등을 기다려보자는 분위기가 우세했다.
그러나 거래소시장의 약세반전과 함께 60일이동평균선(82.66)까지 붕괴되자 한때 투매양상의 조짐을 보이며 지수 80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당초 기대와 달리 우량주를 제외한 대부분 기술주의 저조한 실적에다 금융당국이 조사강도를 유례없이 높이고 있어 코스닥시장은 '공포'에 가까운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대부분 증시 전문가들의 시황관도 기술적반등 후 횡보장세 내지 추가조정의 가능성까지 내비칠 정도로 '신중론' 일색이다.
◇'꽁꽁 얼어붙은'투자심리=지난주말 적발된 동신에스엔티 지이티 삼현철강 등 3개 기업의 주가조작 사건이 결정적 악재로 작용했다.
최근 들어 일련의 주가조작 사건 적발은 금융당국이 '작정하고' 코스닥시장의 '정화'에 나서고 있다는 인상을 풍기며 시장에 일파만파의 충격을 던지고 있다.
이네트의 신용등급하향 소식을 비롯해 국내외 첨단 기술주들의 기대치에 못미치는 실적도 실적모멘텀에 들떠 있던 투자자들의 환상을 깨뜨리며 '투매'양상의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기존 실적에 따른 종목간 주가차별화가 '무차별 조정'으로 치닫는 분위기다.
이날 우수한 실적을 발표한 엔씨소프트가 하락반전한 것을 비롯해 유일전자 피앤텔 인탑스 등 휴대폰 부품주들도 실적호전세가 그동안 주가가 많이 올랐다는 가격논리에 가려 큰 폭으로 하락했다.
삼성증권 손범규 연구원은 "갖가지 악재로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며 비이성적인 투자행태가 감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손 연구원은 그러나 "급락에 따른 기술적반등 시점이 무르익고 있는 데다 시장심리만 다소 안정되면 이 실적호전주들이 상승을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투자전략=실적호전 종목에 대한 분할매수전략을 권하고 있다.
추가조정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투자액을 나눠서 저점매수하라는 얘기다.
코스닥시장이 갖은 주가조작과 실적모멘텀의 희석으로 거래소시장에 비해 상대적인 약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시가총액 상위종목 중 실적우량에도 불구하고 시장분위기에 휩쓸려 급락한 종목이 1순위 매수종목으로 꼽힌다.
또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비교적 업황개선 전망이 밝은 반도체장비 업종에 대해서도 조정시마다 저점매수할 것을 권하고 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