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시어터에 이어 '룸시어터(PC시어터)'가 뜨고 있다. 컴퓨터에 DVD플레이어 우퍼스피커 사운드카드 등을 붙여 방을 극장으로 꾸미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룸시어터란 '룸'(방)과 '시어터'(극장)의 합성어로 말 그대로 '안방극장'을 말한다. 컴퓨터에 DVD플레이어 우퍼스피커 사운드카드 등 몇가지만 붙이면 룸시어터가 된다. 그만큼 돈이 적게 들고 좁은 공간에도 설치할 수 있다. 그런데도 홈시어터에 버금가는 음향과 영상을 재현할 수 있어 영화를 좋아하는 젊은이들 사이에서 각광받고 있다. 서울 안암동로터리 근처 원룸에서 자취생활을 하는 대학생 김경호씨(25)도 룸시어터 마니아다. 김씨는 최근 룸시어터를 구축했다. 사운드카드 우퍼스피커 DVD플레이어 등을 장만하는 데 들어간 돈은 고작 50여만원. 대형 PDP나 프로젝션TV를 갖춘 홈시어터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김씨는 별천지를 만난듯 좋아하고 있다. 요즘엔 룸시어터로 영화를 즐기느라 밤을 꼬박 새우곤 한다. 룸시어터가 인기를 끌자 이 제품을 판매하는 점포도 부쩍 늘었다. 서울 구의동 테크노마트의 경우 룸시어터용 주변기기나 패키지를 판매하는 점포가 최근 10여개나 생겨났다. 7층 컴퓨터매장 2002CNC의 이희준 사장은 "지난 연말만 해도 찾는 사람이 거의 없었는데 요즘엔 하루 대여섯명꼴로 우퍼스피커 DVD 등을 찾는다"고 말했다. 룸시어터는 홈시어터에 비해 돈이 현저히 적게 든다. 전자랜드 석창균 대리는 "대형 PDP나 프로젝션TV 등을 채택하는 홈시어터가 수백만원 내지 수천만원이 드는 반면 룸시어터는 적게는 30만원,많아야 2백50만원이면 장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자상가에서는 16배속 DVD플레이어는 8만∼9만원,사운드카드는 3만원 안팎,우퍼스피커는 15만∼35만원에 판매한다. 룸시어터 PC를 패키지로 조립할 경우 1백50만∼2백만원이면 가능하다. 삼성전자와 삼보컴퓨터는 최근 음향과 영상 기능을 대폭 강화한 룸시어터 모델을 내놓았다. 두 PC메이커의 제품은 15인치 LCD 모니터,16배속 DVD,5.1채널 스피커를 갖춘 펜티엄4급으로 값은 2백50만원대이다. 용산 전자랜드는 지난달 기획상품 세일전에 처음으로 양사 제품을 내놓아 관심을 끌었다. 회사 관계자는 "세일기간 전체 컴퓨터 판매 실적의 10%를 차지할 정도로 호응을 얻었다"고 말했다. 전자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초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 기술이 발달해 모니터 크기가 30인치 이상으로 커지고 있다"며 "대형 모니터 값이 떨어지면 룸시어터도 홈시어터 못지않은 인기를 누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