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현실의 '산업정책 읽기'] 한국판 '디아스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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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교포 벤처인들의 연계망인 한국판 벤처비즈니스 '디아스포라'가 출현할 수 있을까.
벤처기업협회와 한국경제신문사가 재작년 출범시킨 INKE(한민족글로벌벤처네트워크)가 최근 베이징에서 이사회를 열고 미국 워싱턴을 비롯한 호주?뉴질랜드,인도,베이징,홍콩,말레이시아 등 6개 해외지부 설립을 승인했다.
이로써 INKE 해외지부는 뉴욕,독일,영국,중국 옌지 등과 함께 10개로 늘어났다.
여기에다 올 연말까지 10개 지부를 더 설립하고 향후 3년내에 해외지부를 50개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니 뭔가 가능성이 엿보이는 것 같다.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 유태인에 비유,모국을 떠나서 활동하고 있는 과학기술자를 의미하는 디아스포라.유네스코가 '디아스포라-두뇌유출에 대응하는 새로운 접근'이라는 보고서를 낸 적도 있듯이 이제는 '현지에 있는 두뇌 활용'의 상징어가 됐다.
물론 디아스포라가 어느날 갑자기 나온 것은 아니다.
인적자본이론의 변화과정과도 그 맥을 같이 한다.
단순히 두뇌의 유출측면만을 주목하는 데서 탈피,유출된 인력을 하나의 '자산개념'으로 접근하면서부터다.
이런 변화를 전제로 출발한 정책이라면 결국 두가지다.
우선 생각할 수 있는 것이 해외두뇌의 복귀를 위한 유인책일 테고,또 다른 하나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현지에 진출해 있는 인력과의 연계망을 구축,이를 활용하려는 디아스포라적 접근인 것이다.
우리도 그렇지만 중국이 해외교포들중 과학기술자나 첨단기술 창업 희망자를 적극 유치하려는 것은 전자(前者)의 사례에 속할 것이고,실리콘밸리 등 선진국 해외 첨단기술거점이나 유망한 시장에서 곧잘 발견되는 유태인 일본인 중국인 그리고 인도인들의 연계망은 디아스포라의 전형이라 할 만하다.
벤처비즈니스 디아스포라 구축이 가져 올 이점은 너무나 분명하다.
현지에서 경제 세금 법률 거래관행 시장성 등의 정보를 국내 벤처기업과 공유할 수 있을 것이다.
또 국내 벤처기업의 해외수출,현지기업과의 협력관계 구축,그리고 투자유치를 모색할 때 탐색과 거래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이것은 교포 벤처인들의 국내진출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이뿐이 아니다.
벤처비즈니스 디아스포라의 토대가 결국 과학기술이라면 '과학적 디아스포라'도 자연스레 유인해 낼 가능성이 높다.
그럴 경우 국가 혁신인프라도 그만큼 외연(外延)을 넓혀갈 수도 있는 일이다.
INKE의 세계화가 주목되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논설ㆍ전문위원ㆍ경영과학博 a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