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하루가 마치 전쟁터와 다름없는 우리의 '현실(Reality)'은 개인과 기업에 냉혹하다. 이런 현실의 냉혹함은 1등이나 꼴찌의 구별없이 그대로 적용된다. 1등에게는 '1등'이 감당해야 할 위기와 긴장이 놓여진다. 꼴찌에게는 '꼴찌'만이 극복해야 하는 어려운 문제들이 첩첩산중 앞을 가로막는다. 쉬운 길로 슬쩍 돌아서 갈 것인지, 아니면 어려운 길을 스스로 파헤치고 갈 것인지는 순전히 본인의 선택이다. 그러나 선택에 따른 결과의 몫은 전혀 다르게 나타난다. 2000년에 비해 지난해 매출이 크게 신장돼 자축이라도 해야 할 분위기였던 신년도 사업 발표회에서 CEO(최고경영자)인 내가 직원들에게 던진 첫마디는 잭 웰치 GE 전 회장이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Face Reality(현실을 직시하라)'였다. '우리 제품이 고객들로부터 최고의 만족을 이끌어 낼 수 있는 1등 제품인가. 우리 기술이 진정 동종 업계에서 최상의 기술인가. 내부 시스템이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업무 프로세스인가' 잭 웰치 회장은 현실을 직시하는 것 자체가 앞으로 무엇을 할지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부분의 실수는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또 그런 바탕을 기반으로 행동하지 않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으로 분석했다. 실수를 방지하는 통합적인 관리가 경영의 요체라고 그는 강조했다. 현실 직시는 나와 '우리'의 환경을 포괄적으로 바라보고 이해한다는 것을 뜻한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 회사는 'CEO와 직원간의 직급별 간담회'를 내부 제도로 정착시켰다. 회사의 내부 및 외부 환경을 올바르게 바라보고 이해할 수 있는 기초가 되고 있다. 이 자리에서 CEO는 사원들 개개인이 느끼고 있는 '현실'을 좀 더 확실하게 이해하게 됐다. 사원들은 회사의 방향과 비전에 대한 공감대 폭을 더욱 크게 넓히고 있다. '현실을 직시하라'는 말이 최근들어 마음 한자리에 더욱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조정일 < 케이비테크놀러지 대표 cicho@keb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