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을 직접 판매하지 않고 단순 중개만 하는 경우 인터넷쇼핑몰의 거래액을 매출에 반영할 수 없게 됨에 따라 닷컴기업들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한국회계연구원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새로운 회계기준을 내년 회계연도분부터 적용하면서 2004년 재무제표 발표시 2002년 영업분도 소급해 발표토록 할 계획이라고 15일 밝혔다. 이에 따라 인터넷쇼핑몰 업체들은 2003년 결산자료 발표시 올 영업실적도 수수료를 기준으로 한 비교 재무제표로 재작성,밝혀야 한다. 회계기준이 이처럼 바뀌면 그동안 쇼핑몰 전자상거래액 전체를 매출에 반영해온 다음커뮤니케이션 라이코스코리아 등 일부 포털업체들의 매출이 평균 60% 가량 줄어들게 된다. 반면 옥션 NHN(옛 네이버) 프리챌 야후코리아 인터파크 등 일찌감치 수수료 기반으로 전자상거래 매출기준을 바꾼 업체들은 상대적으로 느긋한 입장이어서 대조를 이루고 있다. 닷컴기업 가운데 새로운 회계기준으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곳은 다음커뮤니케이션이다. 이 회사의 경우 지난해 쇼핑몰 매출이 전체 매출(9백9억원)의 70% 가량인 6백67억원에 달했다. 바뀌는 회계기준을 적용하면 다음의 지난해 실제 쇼핑몰 매출(평균 수수료 8%)은 약 52억원 규모로 줄어들며 총매출도 3백억원 수준으로 감소하게 된다. 다음은 올해도 총 2천5백억원의 예상매출 가운데 쇼핑몰에서 1천9백억원을 잡고 있다. 라이코스코리아도 다음처럼 쇼핑몰 거래액 전체를 매출에 반영해 왔다. 라이코스는 지난해 3백50억원의 매출 가운데 65%선인 2백20억원이 쇼핑몰에서 발생했다. 이 때문에 새 회계기준을 적용하면 실제 매출은 지난해보다 절반 이상 줄어든 1백50억원대에 불과하다. 이에 비해 옥션 인터파크 NHN 야후코리아 등은 직접 판매하지 않은 제품은 수수료만 매출에 반영하고 있다. 올해부터 수수료를 기준으로 매출을 잡고 있는 옥션의 경우 지난해 4·4분기 4백72억원이었던 매출이 올 1·4분기에는 60억원으로 줄어들어 새로운 회계기준의 위력을 실감하고 있다. 또 야후코리아는 미국 본사 방침에 따라 초기부터 수수료만 매출에 반영해 왔으며 지난해에는 약 50억원의 쇼핑몰 매출을 올렸다. NHN도 수수료로만 한 달 평균 1억5천만원 가량의 매출을 쇼핑몰에서 기록하고 있으며 프리챌은 물류센터를 확보,직접 판매하는 경우에만 거래액 전체를 매출에 반영하고 있다. 한국회계연구원의 이석준 팀장은 "직접 판매하지 않은 제품 거래액을 매출로 잡는 회계관행은 투자자들의 혼란을 야기할 뿐 아니라 시장 투명성을 저해한다"며 "쇼핑몰을 운영하는 인터넷업체와 백화점,종합상사 등이 바뀌는 회계기준으로 일시적인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