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노크롬 회화의 선구자 김기린 화백,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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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년간 모노크롬(단색화)만 추구해 온 김기린 화백(66).파리에 오래 산 탓인지 중절모에 원색 재킷을 입은 옷차림이 깔끔하다.
그의 작업에서 음악은 떼어낼 수 없는 요소다.
요즘은 멘델스존의 현악 4중주를 들으며 작업 삼매경에 빠져든다.
1970년대 말부터 한국 모노크롬(단색화) 회화의 선구자로 불린 그가 오는 18일부터 서울 청담동 카이스갤러리에서 16번째 개인전을 갖는다.
2000년 박영덕화랑에 이어 2년만에 갖는 전시로 새로 시도한 신작들을 선보인다.
그의 작품은 무척 단조롭다.
색을 칠하고 긁어내는 작업을 반복해 완성하는 화면에는 형상이 없고 원색의 색채만이 남는다.
정교하게 계산해 그린 그리드(격자)가 드러나는 게 얼마전까지의 작업이었지만 최근작은 더욱 단순해져 점만이 남아 있다.
인상파 작품들의 색채가 빛을 드러내는 것이었다면 김 화백은 그 빛을 흡수해 어떤 '절대적인 색채'를 추구하고 있는 듯하다.
한국외국어대 불어과를 졸업한 김씨를 미술의 세계로 이끈 것은 러시아의 절대주의 화가 말레비치였다.
1961년 파리로 건너가 미술사를 공부한 그는 말레비치 회화에서 깊이 감명받아 아예 화가로 전환했다.
30여년간 모노크롬 회화를 고집하면서 오일만 사용해 왔다고 한다.
아크릴을 쓰지 않는 이유에 대해 그는 "아크릴로는 깊이가 배어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5월 11일까지.(02)511-0668
이성구 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