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설립한 암 전문 의료기관이 흡연 소송 과정에서 "흡연은 중독성이 있고 유전자 변이로 폐암이 발생한다"는 공식 입장을 처음으로 내놓아 파장이 예상된다. 국립암센터는 장기간 흡연으로 폐암의 일종인 선암에 걸려 숨졌다며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 중인 김모씨 유족측의 사실 조회에 대한 답변서에서 "흡연이 선암에 끼치는 영향력은 상대 위험도가 3∼5배로 나타나 흡연이 선암과 무관하다는 견해는 잘못"이라고 11일 밝혔다. 소송 과정 등에서 의료기관이 선암과 흡연 간의 인과관계를 부인한 적은 있지만 명시적으로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반해 피고인 담배인삼공사측은 그간 "뚜렷한 인과관계를 증명할 수 없다"는 입장을 지켜왔다. 암센터는 "니코틴 자체는 발암물질이 아니지만 인체 내 일정 농도의 니코틴을 유지하기 위해 계속 흡연하면 담배연기에 포함된 발암물질을 흡입하게 되는 '니코틴 중독'이 된다"며 "담배 성분중 벤조피렌 등 발암물질들이 흡연자의 유전적 변화를 일으켜 선암을 발생시킨다는 것이 입증되고 있는 추세"라고 밝혔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