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52년 사상 처음으로 올해 은행권 임원인사에서 단 한 명의 임직원도 전출시키지 못해 인사적체가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외환은행장 내정(이강원 LG투신운용 사장)을 마지막으로 막을 내린 올 은행 인사에서 금융감독원이 신한 한미 대구 등 세 은행에 국장 출신을 감사 자리에 앉힌 것과 대조되는 대목이다. 한은은 외환은행과 수출입은행에 지분을 갖고 있으나 이들 은행에서도 임원.감사자리를 전혀 차지하지 못했다. 한은은 지난 2000년에는 심훈 전 부총재가 부산은행장으로 나갔고 지난해에도 외환.제주은행 감사를 배출했었다. 이달 초 금융통화위원 3명이 교체될 때 한은 출신인 이강남 금융연수원장이 금통위원으로 선임되고 그 자리에 임원(부총재보)중 1명이 나갈 것이란 기대 역시 무산됐다. 한은 관계자는 "올 은행 주총이 때마침 한은 총재 교체 시기여서 자리 확보에 신경쓰지 못한 데다 한은 출신들의 은행 전출까지 낙하산인사로 여기는 분위기여서 자리 마련이 힘겨웠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다음달중 임원 실.국장급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지만 빈 자리가 없어 전전긍긍하고 있다. 오형규 기자 o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