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종합지수는 사흘 연속 약세를 보이며 890선을 오르내리고 있고 코스닥지수는 이틀째 하향 곡선을 그렸다. 기관이 옵션만기를 이틀 앞두고 적극적인 대응을 자제하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대규모 매물을 쏟아내며 수급과 심리에 부담을 줬다. 외국인 매도 공세가 예상보다 강하게 이어지는 상황에서 기관과 개인은 매물을 받아낼 만한 여력이 크지 않아 보인다. 증시 상승세가 주춤하면서 자금유입 속도가 둔화된 데다 고객예탁금도 정체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수급장세에서 펀더멘털은 특별한 모멘텀을 제공하지 않았고 영향력도 크지 않다. 이달 수출이 회복세를 가리키고 있고 정부는 거시정책기조를 '부양'에서 '중립'으로 전환했다. 본격적인 실적 시즌을 맞은 뉴욕증시는 혼조세를 보이며 방향 제시를 뒤로 미뤘다. 국제유가가 급등했고 이스라엘군이 철수를 시작했지만 좀 더 지켜볼 일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D램 가격은 강세를 이으며 긍정적인 역할을 맡았다. 시장에서는 지난해 미국 테러 이후 강력한 지지선 역할을 담당한 20일 이동평균선의 지지력과 외국인 매도 공세 완화, 매수차익잔고 해소 여부를 확인할 것을 권하고 있다. 깊은 조정이 나타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대량의 매수차익잔고 등을 감안하면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적극적인 대응을 자제하고 1/4분기 실적개선주, 금융주 등으로 관심 범위를 축소하는 전략이 바람직해 보인다. 개별 종목의 실적을 발빠르게 체크하고, 금융주는 선환매에 대비해야 한다. 지수관련주의 경우 현금비중을 높이는 한편 변동성 확대에 따른 저가 매수 시기 포착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낮 12시 10분 현재 전날보다 11.47포인트, 1.27% 낮은 889.22를 가리켰고 코스닥지수는 87.33으로 0.66포인트, 0.75% 하락했다. 장 초반 반등하기도 했으나 후속 매수세가 유입되지 않자 이내 되밀렸다. 현대차, SK텔레콤, 포항제철 등이 소폭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고 삼성전자는 보합권에서 등락중이다. KT, 국민은행, 기아차, 삼성전기, 삼성SDI 등이 약세다. 코스닥에서는 LG텔레콤, 기업은행, 하나로통신 등이 올랐고 KTF, 강원랜드, 국민카드 등이 하락했다. 넥센타이어, LG홈쇼핑, CJ39쇼핑 등 지난 1/4분기 실적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알려진 종목이 전체 시장과 무관하게 탄력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관이 프로그램 매수 지원으로 201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닷새 연속 매도우위를 보이며 767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은 195억원 매도우위를 가리켰다. 프로그램 매수가 996억원 유입돼 매도 502억원을 앞섰다. 그러나 옵션만기를 앞두고 매수차익잔고가 해소되지 않고 있어 만기일로 갈수록 부담이 증폭될 것으로 관측된다. LG투자증권, 박준범 연구원은 "외국인 매도 공세와 옵션마기 부담이 상존해 있는 등 수급악화를 감안할 때 조정이 좀 더 이어질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경기 회복에 따라 지난 분기 매출액과 순이익이 동시에 증가한 종목 발굴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SK증권 김대중 연구원은 "20일선 지지 기대가 여전하다는 점에서 볼 때 과거의 경험이 반복되며 조정을 짧게 마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