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사 신씨네의 신철 사장이 생애 최대의 승부수를 던진다. 지난해 "엽기적인 그녀"로 대박을 터뜨린데 이어 헐리우드 영화와 맞먹는 초대작 제작계획을 추진중이다. 요절한 액션스타 이소룡(李小龍)을 컴퓨터그래픽 기술로 살려낸 영화를 만들어 헐리우드를 비롯한 전세계에 배급하겠다는 계획이다. "헐리우드의 A급 감독과 배우를 캐스팅할 생각입니다. 전체 제작비는 7천만달러(약9백10억원) 이상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신사장은 "일본과 홍콩의 관계자들로부터 투자제의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에 제작비 마련은 어렵지 않다"며 "내년중 촬영을 시작해 2004년께는 개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찌감치 이소룡의 유족측과 판권계약을 마쳤다. 이 작품의 제작비는 국내 영화 평균 제작비의 30배나 되기때문에 세계시장에서 흥행성공을 거두지 못하면 엄청난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영화가에선 "신사장만이 감당할 수 있는 모험"으로 평가한다. 지난88년 창업한 그는 제작자로서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은행나무침대" "편지" "약속" 등 히트작을 양산한 "흥행사"다. 지난해 4백90만명을 동원한 "엽기적인 그녀"는 총 30억원을 투자해 3백억원의 흥행수입을 올렸고,순익만 6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 영화는 특히 헐리우드로 리메이크 판권계약도 체결돼 조만간 헐리우드판으로 나올 예정이다. "전지현과 차태현이란 인기배우를 통해 강한 여자,부드러운 남자상을 구현했고 주타겟층인 대학생들이 접근하기 쉬운 7월에 개봉한게 주효했습니다. 당시 헐리우드 경쟁작 들이 상대적으로 약했던 것도 흥행성공의 요인이지요" 이소룡 영화에 대해서도 헐리우드의 연기자와 감독들이 제작에 참여하고,컴퓨터그래픽기술이 크게 발달했기 때문에 성공가능성이 높다고 그는 분석한다. "10여년 전에 비해 제작환경이 매우 좋아졌습니다. 무엇보다도 관객들이 한국영화 보는 것을 이제는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아요" 영화인들이 방심하지 않는다면 한국영화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정교한 기획과 차질없는 진행으로 영화제작의 과학화를 이뤄내는 것이 제작자들의 임무라고 강조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