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의 거취문제를 놓고 고심중인 이인제(李仁濟) 고문 진영은 26일 하루종일 후보사퇴와 경선 계속참여 사이에서 오락가락했다. 그러나 이 후보를 직접 만나고 나온 캠프 진영 사람들은 "이 고문의 생각이 단호하다"며 후보사퇴쪽으로 기울었음을 시사했다. ◇ 경선대책 사무실 = 오전 김기재(金杞載) 선대위원장 주재로 열린 대책회의에 참석한 현역의원 17명은 대부분 "계속 경선에 참여해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특히 이훈평(李訓平) 의원은 "의원들이 각자 1천만원씩 갹출해 선거자금으로 쓰자"고 제안했고 다른 의원들도 동의하는 등 이 고문이 경선 계속 참여쪽으로 행보를정하도록 분위기 조성에 애썼다. 김기재 위원장은 특히 "당원과 국민의 광범위한 의견을 수렴해 달라"는 이 고문과의 전화통화 내용을 소개하면서 "이 후보가 감정적 즉각적 대응을 삼가고 차분하고 현명하게 대처하겠다는 자세를 보여준 것을 의미있게 생각한다"고 중도사퇴 부인쪽으로 물길을 돌리려 했다. 그러나 국민신당 출신 일부 특보는 "이 고문의 뜻은 그게 아닌데.."라고 반박했다. 다만 현역의원들의 '계속 참여' 주장에 회의장에선 이같은 목소리가 높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장 밖에서 한 측근은 "경선을 이렇게 가서 험한 꼴을 보자는 것이냐"며 "이미 이 고문은 사퇴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 자곡동 자택 = 김 위원장과 장성원(張誠源) 김효석(金孝錫) 전용학(田溶鶴)의원 등이 회의 결론을 이 고문에게 전달하기 위해 이 고문의 자곡동 자택을 방문했다. 이 고문을 만나고 나온 전 의원은 "당내 경선이 공정하게 진행되느냐에 대해 후보와 참모간 판단이 다를 수 있다"면서 "이 고문 생각은 단호하다"고 말해 이날 대책회의 결과에 대해 이 고문이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음을 내비쳤다. 박병석(朴炳錫) 의원도 이 고문을 만난 뒤 기자들에게 "이 고문의 의지가 단호했다"고 전해 후보 사퇴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 고문은 특히 이날 낮 "유종근(柳鍾根) 지사측의 '강한 한국을 위한 포럼 회원 일동' 명의의 사퇴압력설 성명서가 배포됐다"는 보고를 받고 대단히 분개했다고 전 의원은 전했다. 전 의원은 "이 고문이 불공정 경선의 들러리를 설 수 없으며 민주주의를 지키는 차원서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이 분명하다"며 "경선이 청와대 핵심인사의 기획에서 정해진 구도대로 진행됐다면 그 후보는 기획에 의해 앉혀지는 후보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오전부터 인사모(이인제를 사랑하는 모임)와 '21세기 산악회' 회원등 이 고문 지지자들이 몰려들기 시작해 오후엔 100여명이 "썩은 경선 포기하라" "이인제 우리가 지킨다"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즉석에서 이 고문 지지대회를 갖기도 했다. 그러나 일부 회원들은 "경선을 계속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하기도 했다. kn0209@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현재 전승현기자 shch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