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배우 덴젤 워싱턴이 안톤 푸쿠아 감독의 영화 「트레이닝 데이(Training Day)」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로써 지난 64년 시드니 포이티어가 영화 「들에 핀 백합」로 남우주연상을 탄이후 38년 만에 다시 한번 감격을 재연하게 됐다. 덴젤 워싱턴은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크림슨 타이드」「리멤버 타이탄」등에 출연했고,「글로리」로 오스카상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던 베테랑 배우. 늘 지성적이고 따뜻한 이미지로 각인돼온 덴젤 워싱턴은 타락한 베테랑 형사와 정의감 넘치는 신참 형사가 콤비로 등장하는 경찰영화 「트레이닝 데이」에서 부패한 고참 형사로 출연, 연기 생활 20년 만에 처음으로 악역을 맡아 눈길을 끌었다. 최근 국내 개봉됐던 「존큐」에서는 죽어가는 아들을 살리기 위해 병원 인질극을 벌이는 주인공 `존 큐'로 나와 절절한 부성애를 보여줬다. 지난 96년 `피플지'가 뽑은 가장 섹시한 남자로 선정되기도 했던 그는 20여년 동안의 결혼 생활을 유지하며 다섯 명의 자녀를 둔 착실한 가장으로도 유명하다. 덴젤 워싱턴은 이날 단상에 올라 "진심으로 하나님께 감사하다"면서 "학창 시절 '세계 최고 배우가 되고 싶다'는 장래 희망을 말했을 때 학생들은 비웃었지만 나는 최선을 다해 그 꿈을 이뤘다"고 감격스러워 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재영기자 fusionj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