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2~3년 전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최근 실세금리가 소폭 상승세를 보이면서 일부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조금씩 조정하고 있지만 주택담보대출은 연동형의 경우 여전히 연 6~7%대를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과거 고금리 시절에 대출을 받은 사람이라면 현재 낮아진 금리와 비교해 보고 '대출 갈아타기'를 해볼 만하다. 주택담보대출은 각 금융회사마다 금리체계가 조금씩 다른데다 설정비 면제 등 조건도 천차만별이다. 때문에 각 금융회사의 조건을 꼼꼼히 따져본 뒤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실세금리연동형 대출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3개월 CD금리 연동형, 기준금리(프라임레이트) 연동형, 확정금리형 등 3가지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 가운데 CD연동형은 91일만기 CD유통수익률에 약 2~3%포인트의 가산금리를 더해 금리를 결정하는 체계다. CD수익률 변동에 따라 3개월마다 적용금리가 바뀐다. 현재 은행별로 연 6%대 초반에서 8%대 수준이다. CD수익률은 시장실세금리가 하락하면 같이 떨어지기 때문에 금리하락기에는 CD연동형 대출이 다른 유형보다 훨씬 유리하다. 최근 실세금리가 조금씩 오르는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상승폭은 제한적인 수준에서 그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섣불리 고정금리로 바꾸기 보다는 연동형 대출을 택하는 것이 나을 것이란 설명이다. 기준금리 연동형은 은행의 우대금리에 일정수준의 가산금리를 더하는 식이다. 통상 1년마다 금리를 재조정하기 때문에 금리하락 효과가 CD연동형 만큼 즉각 반영되지는 않는 편이다. 얼마나 아낄 수 있나 =A은행에서 연 11.50%의 금리로 5천만원의 아파트담보대출을 받고 있는 B씨의 경우를 보자. B씨가 근저당 설정비 및 말소비용까지 면제해 주는 C은행의 연 6.9%짜리 아파트담보 대출로 갈아타면 이자를 얼마나 절약할 수 있을까. A은행이라면 연간 이자가 5백25만원이나 되지만 C은행으로 옮기면 연간 이자가 3백45만원으로 1백80만원 줄어든다. 중도상환수수료가 대출금의 1%라고 가정한다면 수수료로 50만원을 내더라도 1년에 1백30만원을 아낄 수 있는 셈이다. 조심해야 할 점 =대출을 바꾸려면 우선 현재 빌려 쓰고 있는 조건부터 꼼꼼히 따져 봐야 한다. 아무리 이자가 낮더라도 대출을 옮기기 위해 들어가는 각종 수수료와 비용이 이자가 줄어드는 것보다 더 많다면 갈아타는 효과가 없기 때문이다.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대부분 은행들이 2년 이내에 상환하면 대출금액의 1~1.5%를 중도상환수수료로 물리고 있다. 또 설정된 등기를 말소하고 새로 등기를 내야 하기 때문에 10만~30만원 정도의 부대비용도 든다. 대다수 은행들이 1천만~2천만원 이상을 빌려야 담보설정비를 면제해 주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대출금액도 고려해 봐야 한다. 상환방식을 어떻게 택할 것인지도 고려해야 한다. 여유가 있다면 만기에 한꺼번에 원금을 갚기보다는 매달 이자와 원금을 나눠 갚는 것이 부담이 적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대출금이 1천만원 이상으로 만기가 1년 이상 남았고 금리 차이가 1%포인트 이상 난다면 다른 대출로 갈아타는게 유리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