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황사가 심한 이유는 가뭄과 최근 발생한 저기압 때문입니다" 22일 서울 역삼동 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제1회 국제황사 워크숍'의 진행책임을 맡은 정용승 한국교원대 교수는 "중국에서 건너온 흙먼지가 초속 20m의 바람에 실려 급속히 한반도를 덮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뭄으로 사막이 더욱 건조해진 상태에서 발생한 저기압으로 공중으로 끌어올려진 모래먼지가 강풍을 타고 한반도까지 날아왔다는 것. 정 교수는 "황사는 공해와 큰 관계가 없는 자연현상"이라며 "1천년 전 신라시대에도 심한 황사현상이 있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산업화 영향으로 발생한 공해가 영향을 주긴 하지만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라는 것이다. 정 교수는 황사현상을 줄이기 위해선 발원지인 중국 고비사막과 타클라마칸 사막에서 원천봉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완전히 사막화되지 않은 지역을 찾아 그 사막에 있는 오아시스를 넓히거나 물을 끌어들여 관개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막에서 잘 자랄 수 있는 품종을 개발해 심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황사는 특정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다"며 황사문제 해결을 위해선 관련국가간 긴밀한 협조체제를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직까지는 속수무책이지만 많은 과학자들이 대책마련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일본 등 주변국가와 연계활동도 활발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지난 96년 교원대에 환경교육과가 설립될 때부터 대기과학연구실과 한·중 대기과학 연구센터운영을 주도해오면서 황사를 비롯한 대기환경분야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그가 연구책임자로 있는 교원대내 한.중 대기과학연구센터는 앞으로 해마다 한국 중국 일본 등에서 황사에 대한 연구와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행사에는 한국을 포함해 일본 중국 우즈베키스탄 러시아 등에서 30여명의 과학자들이 참석,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김경근 기자 cho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