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서열 25위 아래 국내 중견기업들의 투명성이 크게 개선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14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열린 미 투자관리연구협회(AIMR) 주최 기자간담회에서 빈센트 듀하멜 간사는 외환위기를 거치며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은 2류기업(secontier)들이 많은 노력을 기울여 투명성이 크게 개선됐다고 말했다. 한국기업 구조조정펀드 투자감독위원회의 위원이기도 한 듀하멜 간사는 5대 재벌기업들 역시 지난해 초 회사채 시장 경색으로 자금조달이 어려워지자 회계기준을 강화하고 경영 투명성을 높이는 등 변화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토마스 바우먼 회장은 기업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정부기관과 회계법인의 독립성이 보장되고 스톡옵션 등 주식을 이용한 보상제도가 절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엔론사 분식회계의 경우 기업들의 로비로 회계기준이 완화된 데다 회계법인이 컨설팅까지 겸업하면서 감사활동에 소극적으로 임하고 과다한 스톡옵션을 받은 임원들이 주가상승을 위해 무리를 한 것이 문제를 일으켰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최근 미국 내에서는 회계법인끼리 서로 5년에 한 번씩 감사를 실시하는 동료감사(peer review)제도를 도입하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애널리스트 윤리를 강화하는 한편 기업의 장기적인 이익을 위해 고심하게하는 보상체제를 도입하고 부정적인 투자의견을 빌미로 기업들이 애널리스트에게 불이익을 줄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AIMR은 국제재무분석사(CFA) 시험을 주관하는 비영리법인으로 최근에는 투자회사들의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세계투자실적기준(Global Investment Performance Standards)을 확산시키기 위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GIPS는 투자회사들이 실적이 좋은 특정 펀드의 수익률만 내놓거나 기간 등을 조작해 실적을 부풀리는 등의 방법으로 시장을 왜곡하지 않게 하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국내에는 아직 도입되지 않았다. 그는 또 지난 2000년 이후 국내에서 CFA에 대한 관심이 급증해 올해도 5천여명이나 지원한만큼 한국 사정을 반영하기 위해 애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윤정기자 mercie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