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진천군 초평면 중부고속도로변 초평농공단지내 자리잡은 세계 최대의 선박용 전선생산업체 극동전선. 전선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는 이 회사에 들어서자 밝은 얼굴의 근로자들과 임원진들이 반갑게 맞았다. 한눈에 봐도 사람냄새가 물씬 풍겨나는 산업현장임이 느껴졌다. "3∼4년 전부터 회사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노사간 문제점을 현장에서 즉석 해결하는 리얼타임 대화문화를 도입한 이후 이제는 피를 나눈 형제처럼 믿고 의지하며 일합니다" 정석채 노조위원장(37)은 예전에는 단돈 몇천원을 더 받기위해 단식투쟁을 하는 등 파업직전까지 갈 정도로 극한 대립을 보였던 강성 노조였다고 소개했다. 야간작업 및 일요특근 거부,정시퇴근 고수 등 쓸데없는데 힘을 너무 낭비했다. "노동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점들이 곪아터지지 않도록 그때그때 해결하는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지요" 그는 1년에 단 한차례 임단협을 통해 모든 문제들을 한꺼번에 해결하려다 보니 쌓였던 감정이 폭발, 대립으로 치닫는다고 판단했다. 시스템을 바꾸기로 결심한 그는 매주 월요일 노사협의회를 개최할 것을 회사측에 제안했다. 회사측도 흔쾌히 받아들었다. 노사팀장과 일일 대화도 제의했다. 고충처리와 노사협의가 매일 매일 이뤄지는 셈이다. 그 결과 조합원들의 태도는 1백80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1백80여명의 조합원들이 회사일에 앞장서 솔선수범했다. 회사측도 투명경영으로 화답을 했다. 이익이 나면 직원들에게 즉각 돌려주고 고충도 즉시 해결해 주기로 약속했다. 그 결과 극동전선은 지난해 전선수요 대기업 3사가 선정한 최고의 중견기업으로 뽑히는 등 알짜배기 회사로 성장했다. 대전=백창현 기자 chbaik@hanky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