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는 계곡] 골짜기마다 졸졸졸~ '생명의 합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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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기운이 완연하다.
지난 겨울을 아쉬워하는 계곡의 잔설과 얼음이 녹아 흘러내리며 온땅에 생명의 기운을 북돋우고 있다.
만물을 소생시키는 봄을 향한 나들이.
한국관광공사는 '봄이 오는 계곡, 물소리를 찾아' 떠나는 여행지 4곳을 추천했다.
찰비계곡 (경남 의령군)
경남 의령 땅에서도 오지에 속하는 궁유면 벽계리에서 물줄기가 시작된다.
벽계구곡으로 불리지만 여름에도 겨울비 처럼 차가운 옥수가 흐른다고 해서 찰비계곡이라고도 한다.
창녕 우포늪이 지척인 낙동강 적포교 남단에서 벽계계곡이 시작된다.
병풍바위가 인상적인 봉황대를 지나, 벽계야영장을 뒤로하고 발아래 펼쳐진 계단식 다랑이논의 풍광을 감상하다보면 포장도로가 끝나는 곳에서 찰비계곡에 들어선다.
계곡 초입의 다리를 건너면 비포장 산판길이 이어진다.
여기서부터는 걸어야 제맛.
중간중간 인적을 따라 물가로 내려가볼 일이다.
계곡 주변에는 채 녹지 않은 눈과 고드름이 있는데 4월이 되어야만 새순이 움틀 정도로 골이 깊다.
얼음을 녹이며 흘러가는 물소리가 봄의 시작을 느끼게 한다.
계류를 따라가면 각시소, 농소, 아소 등 전설이 깃든 소와 담, 폭포수가 겨울의 고요를 깬다.
봄의 전령사들이 깊은 잠에서 깨어난 것 같은 모습을 엿볼수 있다.
계곡 탐방코스는 3km로 왕복 1시간 걸린다.
의령군청 기획감사실 (055)570-2223
용추골과 보성다원 (전남 보성군)
보성 터미널에서 웅치행 버스를 타고 15분정도 가면 아담한 마을이 나온다.
이 마을 앞 좁은 길을 따라 10여분 올라가면 용추골이 시작된다.
거친 바위 사이로 흐르는 물소리가 봄기운을 느끼기에 안성맞춤.
2km 정도 올라가면 70도 경사의 석벽을 타고 쏟아지는 용추폭포가 모습을 드러낸다.
용이 승천한 곳이라고 전해지는 용소 옆에는 선녀탕이 있고,선녀들이 목욕할 때 사용했다는 비누통자리도 보인다.
아이를 갖지 못하는 여인들이 용소 바로 위 용바위에서 폭포로 돌을 던지면 아이를 낳는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용추폭포~골치재~일림산정상~헬기장~임도~용추폭포로 이어지는 일림산산행에 도전해볼만 하다.
산행은 4시간 정도 소요된다.
보성군청산림과(061-850-5750)에 산행가능 여부를 확인한다.
용추골 답사뒤에는 보성차밭에 들려보자.
초록융단을 깔아놓은 듯 산등성이를 메운 녹차밭 풍경이 감탄을 자아낸다.
율포리의 해수.녹차탕은 여행의 피로를 풀기에 좋다.
보성군청 문화관광과 (061)850-5224
강천사계곡 (전북 순창군)
강천산군립공원은 국내 처음 군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산이 높고 웅장하지는 않지만 늘어선 봉우리들이 품고있는 계곡은 한폭의 진경산수화를 펼쳐 놓은 듯하다.
강천사 계곡을 따라 조약돌 위로 흘러내리는 청정계류는 속세의 번잡함을 잊게 해준다.
계곡 깊이 빠져들수록 형형색색의 기암괴석과 아직 가을을 간직한 나뭇가지 위의 단풍잎들이 까닭모를 상념에 젖어들게 한다.
물소리와 벗하여 숲길을 따라 걷다보면 강천사에 다다른다.
도선대사가 세운 사찰이라고 한다.
경내의 모든 건물은 1961년에 새로 지은 것이다.
강천사를 지나면서부터는 산세도 험해진다.
깎아지른 듯한 절벽 사이에 걸린 구름다리는 바라보기만 해도 아찔하다.
대둔산, 월출산의 구름다리 보다 먼저 만들어진 것이라고 한다.
멀리 신선봉 바위봉우리 위에 전망대가 보이지만 3월의 강천산을 만만히 여겨서는 큰 코 다친다.
구장군폭포, 비룡폭포 등이 멋진 구름다리 아래의 오솔길을 따르는게 좋겠다.
순창군청 문화관광과 (063)650-1464
작천계곡 (충남 청양.부여군)
칠갑산에서 발원, 금강으로 흘러드는 지천의 지류중 제일의 경승을 보여주는 계곡이 작천계곡이다.
금강의 지류 지천은 어을하천, 작천, 지천, 금강천의 순서로 이름을 바꿔가며 흐르는데 작천계곡은 특히 유속이 완만하고 수심이 얕은 까치내 일원에서 빼어난 경치를 자랑한다.
39번국도변의 지천교삼거리에서 작천계곡 여정은 시작된다.
시골집 굴뚝에서 피어오르는 밥짓는 연기, 멀리 산등성이가 물결치듯 뻗어 있는 모습은 작천계곡 기행의 맛을 더해 준다.
간간이 수중보에 올라보면, 유유자적 노니는 물새들이 한가하다.
작천계곡 까치내 일원은 상류에 오염원이 없어 물이 아주 맑다.
인근 20m 높이의 바위병풍은 계류와 어울려 한폭의 수채화 같다.
까치내에서 조금 올라가면 오른편으로 1백여개의 커다란 장승들을 볼 수 있다.
바로 장곡사 들머리의 장승공원이다.
차에서 내려 장곡사로 가 여유로운 산책을 즐기는 것도 괜찮다.
쇠붙이를 쓰지 않고 지은 장곡사의 상대웅전과 하대웅전은 보물로 지정되어 있다.
청양군청 문화관광과 (041)940-2224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