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유명 가수들이 무명시절 음반사와 체결한장기 전속계약이 노비계약서라며 법률 개정을 요구하자 음반업계가 반격에 나서는 등 노비계약서 논쟁이 뜨겁다. 음반업체와 CD업체, 앨범 디자이너 등 미국 음반업계는 그래미상 시상식을 하루 앞둔 26일 한자리에 모여 장기전속계약은 노비계약서라는 가수측 주장을 반박했다. 음반업계는 `캘리포니아음악연합(CMA)를 결성, 가수들을 7년 이상 장기계약으로 묶어둘 수 없도록 캘리포니아 법을 개정하려는 움직임에 맞서 싸우기로 결의했다. 음반업계의 이 행사는 세계적인 유명 가수들이 장기 전속계약 관련 법 개정을 위한 운동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콘서트를 개최하기 수시간 전 이뤄진 것이다. 독립 음반업체인 `콩코드레고드'의 글렌 바로스 사장은 "우리는 의원들에게 법률안을 거부하도록 촉구하기 위해 모였다"며 "이글스와 빌리 조엘, 셰릴 크로 등이 요구한 이 법은 몇몇 슈퍼스타만 이롭게 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음반사에 처음 약속한 만큼의 음반 제작을 하지 못하면 가수들이 7년 전속계약이 완료돼도 음반사와 계약을 끝낼 수 없도록 규정한 캘리포니아 법을 옹호하고 있다. 그러나 레코딩아티스트연합(RAC) 소속의 가수 100여 명은 자신들이 자유롭게 일할 수 있도록, 그리고 정당한 로열티 수입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법이 개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계적인 스타 10여 명은 이날 법률 개정 운동을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로스앤젤레스 지역에서 입장권 1장이 175달러나 되는 자선공연을 4차례 개최했다. 음반업계는 이들이 일부 스타들을 대변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들의 생각은 다르다. 미국의 록밴드 `오프스프링'의 리드싱어인 덱스터 홀런드는 "이 법은 부유한 록 스타에게는 도움이 안된다"며 "이 법은 정당한 대가를 받고자 일하고 있는 사람을 돕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음반업계는 약속된 음반 제작을 끝낼 때까지 가수의 전속계약을 유지하도록 규정한 1987년의 캘리포니아 법은 성공 여부가 불확실한 신인가수에게 음반사가 막대한 위험을 감수하고 투자한 것을 고려하면 아주 정당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음반업계와 가수측의 이런 대립에도 음악계의 관심은 역시 그래미상에 쏠렸으며 대부분은 이런 움직임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팝스타 `스팅'의 매니저였으며 현재 `아크 21 레코드'를 소유하고 있는 마일즈코플런드는 "법률 개정이 부자 가수들만 이롭게 하고 음반 판매 감소로 약화된 음반업계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 AFP=연합뉴스) yung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