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중견 간부가 변칙 구조조정 시대의 허상을 질타하는 책 '숙맥과 재랄'(래빗강 지음,오늘닷컴,9천원)을 펴냈다. 제목 속의 '재랄'은 변덕과 기교 등 약삭빠른 언행을 뜻한다. 저자는 늦둥이를 둔 다섯 식구의 가장.33년째 근무해온 직장은 IMF 사태 때 거대 외국 자본에 인수된 굴지의 보험회사다. 여러 번의 스카우트 제의도 뿌리치며 열심히 일했다는 그는 한 직장에서 청춘을 바치고 명예로운 퇴임을 꿈꾸었지만 결과적으로 '숙맥'이 돼버렸다고 통탄한다. 외환위기와 함께 '비행접시'를 타고 온 외국인 경영자들이 능력 있는 사람들을 몰아내고 자기 사람을 앉히는가 하면 독단과 편의주의로 회사를 좌지우지하더니 급기야 그의 보직을 해임하고 빈 건물에 혼자 남겨둔 채 새 건물로 이사를 가버렸다. 이런 어이없는 상황에서 그는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고 후배들에게 들려주는 고언을 책으로 묶어냈다. '어떤 CEO와 일할 것인가''선진 경영기법은 어떤 것인가''홈런 칠 나이는 50대다''변칙구조조정은 없어야 한다' 등 체험에서 우러나온 이야기가 절절이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