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제당그룹 오너인 이재현 부회장이 CJ엔터테인먼트 신주인수권부사채(BW) 인수로 1천300억원 이상의 시세 평가차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부회장은 2만3천원대(21일 종가기준)의 CJ엔터테인먼트 주식을 1천원에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이 너무 낮은 가격에 BW를 매입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2000년 3월에 CJ엔터테인먼트가 발행한 BW900만주, 90억원어치 가운데 76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이 부회장은 작년 3∼7월에 16억원어치를 매도해 현재 60억원어치를 갖고 있다. 이 부회장은 신주인수권을 청구할 경우 제일제당을 제치고 최대주주로 부상하게 된다. 현재 지분율은 제일제당 46%, 이 부회장 15.88% 등이다. CJ엔터테인먼트는 이달 5일 코스닥시장에 등록됐으며 주가는 21일 현재 2만3천250원까지 올랐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CJ엔터테인먼트의 경영권을 장악하기 위해 BW를 사들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문제는 2000년 3월 당시 주당 1천원짜리가 한 달후에 제일제당이 엔터테인먼트 사업 현물출자시에는 주당 5천원으로 올랐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등록관련 규정상 CJ엔터테인먼트의 BW발행 과정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등록시에도 투자자들에게 이미 공개됐다"면서 "다만 기업가치가 올라갈 것으로 예정돼 있는 상황에서 BW를 싸게 사들였다는 점에서 내부자 거래에 해당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CJ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2000년 3월에는 엔터테인먼트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이전인데다 영화사업도 각광을 받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에 BW 행사가 1천원은 낮은 가격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윤근영 기자 keunyo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