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메이저 석유생산업체들이 현재 진행중인 원유감산을 오는 2.4분기부터는 중단하고 증산체제에 들어갈 방침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0일 보도했다. 이날 루코일을 포함한 주요업체의 대표들은 미카엘 카스야노프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감산방침에 대해 논의했으나 결국 석유수출국기구(OPEC)와의 합의로 현재 실시하고 있는 감산규모를 유지하는 것에 대해 거부의사를 표명했다. 참석자들은 장기적으로 원유생산을 늘려 중동지역 산유국을 대신할 수 있는 주도적인 원유공급국가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카스야노프 총리의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최대 석유생산업체로 감산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해 왔던 루코일측 대표는 "장기적으로 러시아의 석유수출 물량을 구소련 시절 수준으로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유코스의 미카엘 코도르코프스키 사장도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외의 원유생산 업체들도 현재로서는 저장용량이 충분하지 않은데다 더 이상의 생산감축은 기술적인 문제와 함께 고용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난색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업계측의 이같은 반응은 다음달초 OPEC대표단이 감산유지를 설득하기 위해 러시아를 방문하기 앞서 나온 것이어서 시장의 이목이 집중됐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요 원유거래소에서 원유가는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날 뉴욕시장에서 3월물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는 전날에 비해 배럴당 59센트 하락한 20.29달러를 기록했으며 4월물은 69센트 내린 20.43달러에 마감됐다. 또 런던의 국제석유거래소(IPE)에서 4월물 북해산 브렌트유도 배럴당 66센트 하락한 19.86달러를 기록, 20달러선이 무너졌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