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에 대한 대구시의 기대는 그 어느 도시보다도 크다. 대구를 국제적으로 알릴 절호의 기회라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처음으로 외국관광객이 10만명을 돌파한 대구는 월드컵과 1백70개국에서 1만1천여명이 참석하는 2003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를 계기로 대외이미지와 시민의식을 한꺼번에 높인다는 야심찬 계획을 마련, 착실히 실행하고 있다. 대구라는 브랜드의 가치를 높여 국제도시로 발돋움한 뒤 오는 2020년 올림픽 개최에 도전한다는 장기계획도 검토하고 있다. 7년째 시정을 이끌고 있는 문희갑 대구시장을 만나 월드컵 준비상항과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 만난 사람 = 최승욱 < 기자 > ] ----------------------------------------------------------------- -월드컵이 1백일도 남지 않았다. 준비는 순조롭게 되고 있나. "월드컵 대회기간중 최대 연인원 10만명의 외국인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도로표지판과 안내판에 외국어도 기재하는 등 각종 편의시설을 정비하고 있다. 내.외국인 숙박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관광호텔 1천5백실과 월드인 1만6천실 등 1만7천여실이 축구팬을 기다리고 있다. 민박 1천가구와 대체숙박시설 7백실도 확보한 상태다. 숙박시설 6백개소와 택시 1천5백대에 동시통역시스템을 설치했다. 외국인들이 즐겁게 식사할수 있도록 모범음식점 1천여곳을 지정하고 7개 국어로 된 기본회화책과 4개 국어로 된 외국어 메뉴판도 공급했다. 주요 관광지에는 안내원과 문화해설사 63명을 배치하고 6개 국어로 된 대구관광홍보물도 배포할 예정이다. 월드컵 기간중 각종 문화행사와 약령시 동성로축제 등을 개최하는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할 계획이다. 대구를 베이스캠프로 하는 테마관광코스와 외국인체험 관광코스도 개발한 상태다" -월드컵을 통해 노릴 수 있는 가장 큰 효과는. "당장 1조1백여억원의 생산유발효과와 2만2천명의 고용효과가 기대된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대구의 이름을 전세계에 알리고 시민의식을 국제화하는 기회를 갖게 된다는 사실이다. 대구는 이번 월드컵대회를 통해 지방도시라는 한계에서 벗어나 새롭게 도약할수 있다. 내년에 대구에서 열리는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서라도 이번 월드컵을 한치의 빈틈없이 치러야 한다. 양대 국제행사를 계기로 대구시민들의 국제적인 감각이 획기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확신한다. 대구시는 이번 행사를 통해 도시기반을 정비하고 시민의식도 국제화한 뒤 오는 2020년께 올림픽 유치에 도전할 계획이다" -최근 대구의 모습이 크게 바뀌고 있지만 외부에는 별로 알려져 있지 않다. 홍보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는데. "대구가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몹시 추우며 공기나 수돗물 등 주거환경도 그리 좋지 못하다는 인식이 아직도 남아있는게 현실이다. 그러나 사실은 전혀 다르다. 최근 대구를 찾은 사람들마다 깜짝 놀랄 정도로 대구가 변했다. 푸른 대구 가꾸기 사업으로 지난 96년 이후 5백만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묘목이 아니라 다 자란 나무를 심었다. 심지어 동해안에서 금강송까지 구해 왔다. 이로 인해 도시의 경관이 크게 변했다. 이뿐만 아니다. 전국에서 가장 먼저 담장 허물기 사업을 시작해 1백80개소 4만여평의 녹지가 새로 조성됐다. 이미 경상감영공원과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은 대구를 대표하는 도심공원이 됐다. 게다가 이달중 착공하는 2.28 공원이 완공되면 대구는 도심에 국제적인 규모의 공원을 갖게 된다. 뉴욕의 센트럴파크와 비교할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녹지공간이 늘면서 지난해 여름평균기온도 1.2℃ 낮아졌다. 이에 반해 다른 도시들은 2∼3℃씩 올라갔다. 특히 한여름 최고 기온은 전국 주요 도시중 2년 연속 25위 이하를 기록하고 있다" -대기 오염과 수질악화는 대도시에서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대구는 낙동강을 낀 분지여서 어려움이 많을텐데. "대기오염문제가 가장 신경을 쓰고 있는 분야중 하나다. 최근 천연가스(CNG) 버스 운행과 청소차의 LPG 개조 등 오염줄이기에 나선 결과 평균 아황산가스 농도가 0.008?을 기록하고 있다. 기준치 0.02?에 미달되는 수치다. 이로 인해 98년 이후 오존주의보가 발령되지 않은 대도시라는 평가를 얻고 있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고도정수처리된 깨끗한 수돗물을 공급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로부터 국내에서 유일하게 솔라시티(Solar City) 선정을 앞두고 있다. 앞으로 태양열의 이용과 폐쓰레기 고형화작업 등으로 세계적인 환경도시로의 변신을 추진중이다" -도시의 환경정비와 편의시설은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대구를 관통하는 신천에 유지수를 공급해 항상 물이 흐르도록 했다. 이곳에서 먹이를 찾는 철새들을 쉽게 볼수 있다. 금호강 둔치 40만평을 공원화해 분수 등조경과 편의시설을 설치했다. 두류공원에 3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국내에서 가장 큰 야외음악당을 개장했다. 1천5백석 규모의 오페라하우스도 내년 5월 문을 연다. 시립미술관 건립을 위해 설계를 진행중이다" -월드컵을 도시발전 계기로 삼기 위해 어떤 계획을 추진하고 있나. "대구는 7개의 고속도로가 바로 연결되며 부산 마산 포항 등의 항구와도 1시간대에 연결될 정도로 교통여건이 뛰어나다. 지난해 대구국제공항청사가 완공된 뒤 국제항공편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청사 완공 이전만 해도 부산을 거쳐 오사카로 가는 주 1편만 있었다. 현재 국제노선은 상하이, 칭다오, 베이징, 방콕 주 11편으로 늘었고 이용객도 5만4천명으로 7.7배 증가했다. 특1급 호텔의 개관과 전시컨벤션센터 완공, 첨단산업단지 조성, 도시간선도로확충 등으로 도시인프라가 눈부시게 달라지고 있다. 현재 도로율은 22.3%이며 도심 주행속도는 시속 28㎞다. 전국 7대도시중 가장 뛰어난 수치다. 지하철 2호선과 4차순환도로가 2005년 완공되면 대구의 인프라시설은 더욱 개선된다" -대구가 가진 장점을 홍보해 투자유치 등으로 연결하기 위한 방안은. "월드컵에 앞서 대구국제섬유박람회(PID)를 개최하고 대회기간중 외국인 투자설명회를 연 뒤 내년에는 한국과 일본의 주요경제단체 대표 2백여명이 참여하는 한.일경제회의 유치를 추진중이다" 정리=신경원 기자 shi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