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이 1백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서울 인천 부산 등 전국 10개 월드컵 개최 도시는 손님을 맞이할 준비에 여념이 없다. 월드컵을 계기로 도시의 대외 이미지를 높이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다. 준비상황을 살펴본다.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라=개최 도시들이 가장 신경쓰는 부분중 하나다. 서울은 간판.도로표지판.공중화장실 정비에 역점을 두고 있다. 이 세가지가 한국에 대한 첫 인상을 나쁘게 만드는 요인이라는 외국인들의 지적에 따른 것이다. 시는 화장실을 개선하는 음식점에 최대 3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또 도로표지판의 색깔을 파란색에서 외국인들이 보기 편한 녹색으로 바꾸고 있다. 전체 면적의 50% 이상이 빨간색인 간판에 대해서는 심사를 거친뒤 부착을 허가해주고 있다. 부산과 대구는 도로표지판에 한국어와 영어,중국어를 병기하고 있다. 인천은 한국의 관문인 인천공항에서 시내 각지로 이어지는 교통편 확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재까지 연계버스 노선 4곳을 새로 만들었다. 울산은 5백여대의 일반택시에 영어를 포함해 8개국어 동시통역시스템을 설치했다. 어떤 외국인이 찾아오더라도 의사소통의 장애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울산은 현대중공업에 상주하고 있는 세계 20개국 6백여명의 선주 감독관을 활용해 스페인 브라질 터키 등 비영어권 국가의 선수들에게 통역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외국 관광객 유치 작전=숙박 문제는 관광객이 첫번째로 관심을 갖는 부분이다. 서울 부산 등 대부분의 도시는 이미 객실 확보를 거의 끝낸 상태다. 부산은 월드컵 기간에 4만5천여 객실을 마련했다. 1일 숙박수요는 1만5천여실 정도인데 반해 확보된 객실은 3배가량 더 많다는 것이 부산시의 설명이다. 중.저가 여관 8백60곳을 "월드인(World Inn)"으로 지정하고 외국인이 한국 가정을 체험할 수 있도록 8백여가구의 민박을 섭외해놨다. 울산은 경주와 양산 일대에 2만1천여실과 기업체 연수원과 유명 사찰 등 1백56실을 확보했다. 1일 최대 숙박수요는 1만1천여실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전국 주요 호텔 객실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 피파(FIFA)의 공식 숙박대행업체인 영국 바이롬사가 각국 선수단 등 "월드컵 패밀리"에게 객실을 우선 배정하기 위해 전국 주요 호텔 객실의 70%를 오는 4월30일까지 묶어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여행사들은 객실을 구하지 못해 관광객 유치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외국인의 입맛잡기 작전도 뜨겁다. "맛의 고장" 전주는 월드컵대회 기간중 한국의 대표음식인 전주비빔밥을 홍보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전주비빔밥 체험관 및 홍보관을 따로 운영하겠다는 전략을 세워두고 있다. 전국 월드컵 개최도시마다 전주비빔밥 전문판매점도 개설한다. 인천은 시내 1백2개 업소를 외국인 전용 음식점으로 지정하고 월미도 횟집거리와 북성동 자장면거리,화평동 냉면거리,구월동 밴댕이거리 등 9개 지역을 특색있는 음식거리로 조성하기로 했다. 국가별 "타겟 마케팅"=국내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참가국은 단연 중국. 월드컵 기간에만 6만여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오는 6월4일 중국-코스타리카전이 열리는 광주는 최대 수혜도시가 될 가능성이 크다. 광주시는 이 경기가 월드컵 처녀출전국인 중국의 첫 경기여서 "치우미"(중국 축구팬)들이 가장 많이 몰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광주는 이에 따라 오는 3월29일부터 6월29일까지 열리는 광주비엔날레 행사 때 중국주간행사를 개최할 계획이다. 한류 열풍을 이끈 연예인을 초청하는 공연도 준비하고 있다. 광주~상하이 항공노선을 주 2회 운항하고 베이징 등 중국 주요도시를 연결하는 임시 항공편도 신설할 예정이다. 서울은 화교 밀집지역인 서대문구 연희.연남동을 "리틀 차이나타운"으로 육성하고 동대문 패션상가에서 중국인을 대상으로 대규모 상품판촉전을 벌이기로 했다. 인천은 중구 북성동 4만여평을 차이나타운 시범거리로 조성할 계획이다. 개항 당시 건물들을 복원하고 중국풍 거리를 조성하기 위해 중국내 자매도시들로부터 협조를 구하고 있다. 전주는 월드컵 예선 경기를 치르는 스페인 포르투갈 폴란드 파라과이 등이 가톨릭 국가인 점에 착안,성지순례 미사 등의 "종교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이를 위해 가톨릭 전주교구와 협력해 치명자산과 전동성당,초록바위,서천교,숲정이성당 등 천주교 순교지와 유서 깊은 성당을 묶는 관광상품을 개발중이다. 대전은 국가별로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짜놓았다. 미국에 대해서는 자매도시인 시애틀 채플힐 등 4개 WTA(세계과학도시연합) 회원도시를 활용해 홍보전략을 펴고 있다. 폴란드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은 현지 상사를 통해,스페인과 폴란드는 가톨릭단체를 통해 관광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전국종합 so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