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에 입학하게 된 것에 대해 먼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배정이 결정된 만큼 이러나 저러나 내집이니 하시고 사랑해주세요" 수도권 평준화 지역 고교 예비소집일인 18일 오전 이른바 '기피학교'인 경기도수원시 A고교 교감의 신입생 환영사는 사과문을 연상케 했다. 전체 12학급 416명을 선발한 이 학교의 예비모집에는 남학생 35명과 여학생 97명 등 모두 132명이 불참했다. 예년의 3∼4명에 비하면 40배 이상의 많은 수치다. A고교와 가장 먼 지역인 팔달구 영통아파트단지의 중학교 출신이 46명인 관계로 이 정도의 불참을 예상했던 학교측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A고교 교감은 "지난해 서울대 4명, 연.고대 14명, 기타 대학의 의과대학에 5명의 합격생을 배출하는 등 어느 명문고에 뒤지지 않는 교육여건을 갖추고 있다"며 학교 홍보에 열을 올렸지만 학생과 학부모 70여명은 시큰둥한 반응이었다. 딸이 영통 영일여중을 졸업한 학부모 김모(44.여)씨는 "통학거리가 2시간 이상이란 얘기를 듣고 딸과 함께 학교에 와 봤는데 역시나하는 생각이 든다"며 "대안학교도 알아봤지만 이미 정원이 모두 차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오산 우남중 졸업생 학부모 배모(46)씨는 "우남중학교에서 수원으로 진학한 30여명의 학생 대부분이 A고교 등 원거리 학교에 배정됐다"며 "일단 A고교에 진학시킨 뒤 서울의 고교로 전학시키겠다"고 말했다. 학교측은 오는 22일 마감일까지 등록하지 않는 학생들이 속출할 경우 학교운영에 어려움을 예상하며 전전긍긍했다. 이 학교 교감은 "사립고라 집단 등록거부 사태가 발생할 경우 도교육청에 특단의 조치를 요구하기도 어렵다"며 "예비소집에 불참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등록을 하도록 최대한 유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수원=연합뉴스) 최찬흥기자 ch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