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D램 2,3위 업체인 마이크론테크놀로지와 하이닉스반도체가 메모리부문 매각협상을 사실상 타결함에 따라 D램 가격은 상승세를 탈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반도체 업계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마이크론 연합세력이라는 2강 체제로 재편되면서 공급과잉현상이 해소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독일 인피니언이 하이닉스와의 인수협상을 중단한다고 공식 발표해 업계의 합종연횡도 종지부를 찍었다. ◇확실한 2강 체제로=이번 협상결과에 따라 세계 D램 업계는 삼성전자와 마이크론-하이닉스가 전체 시장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는 과점체제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1위 자리는 마이크론이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삼성전자와의 차이는 근소한 수준에 그칠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반도체 침체기를 거치면서 삼성전자가 점유율을 30%선까지 높인 반면 하이닉스의 점유율은 10% 초반대까지 떨어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2강 업체는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막강한 가격 결정권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삼성전자는 '마이크론-하이닉스체제'의 등장으로 가장 큰 혜택을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2백56메가 D램 대량 생산체제를 구축해 놓은데다 3백㎜ 웨이퍼시대도 개막시키는 등 지속적 투자를 통해 원가 및 제품 구성 면에서 앞서가고 있기 때문이다. 임홍빈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2강 체제로 접어들면서 반도체업계의 고질병인 공급과잉 문제가 해소될 것"이라며 "이 경우 가장 큰 수혜자는 자금과 기술력에서 앞서는 삼성전자"라고 말했다. 반면 4위 업체인 인피니언은 군소업체로 전락할 위기를 맞게 됐다. 일본의 엘피다메모리,대만의 난야 등 후발업체들은 시장주도력을 완전히 상실,생존을 위협받는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이들 업체는 당분간 니치마켓(틈새시장)에 만족하며 인수합병을 통한 덩치키우기 또는 D램 사업철수라는 결단을 내려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들 업체 중 일부는 파운드리로 업종을 전환하거나 아예 삼성전자에 인수를 요청하는 '투항'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D램 가격 회복시기 빨라질 듯=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의 협상이 사실상 타결됨에 따라 회복국면에 있는 D램 가격은 더욱 상승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1개월간 D램 평균 거래가격은 1백28메가와 2백56메가 SD램의 경우 6.14%와 4.34%가 올랐다. DDR도 1백28메가는 6.04%,2백56메가는 1.43% 상승했다. 1∼2월이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불구,상승세를 유지했던 것도 공급과잉 해소에 대한 기대가 시장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당초 D램 시장의 수급 균형은 오는 3분기는 돼야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번 타결을 계기로 2분기로 당겨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전병서 대우증권 수석연구위원은 "브로커 등이 재고확보를 위해 사자에 나설 경우 가수요가 발생하면서 가격 회복시기가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크론이 D램가격 회복을 위해 협상이 최종 타결된 후에도 증산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대세 상승론'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