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불위의 '절대 반지'를 둘러싼 선악간의 대결을 그린 팬터지 모험극 '반지의 제왕:반지원정대'가 제 74회 아카데미영화상(오스카상) 최우수작품.감독.남우조연 등 13개부문 후보작으로 선정됐다. 또 정신분열증을 극복하고 지난 94년 노벨경제학상을 공동수상한 수학천재 존포브스 내쉬 주니어(73)의 생애를 담은 `아름다운 마음'(A Beautiful Mind)'은 최우수작품.감독.남우주연 등 8개 부문에, 1900년대 파리 몽마르트의 나이트클럽을 무대로 창부와 가난한 작가의 비극적 사랑을 소재로 한 뮤지컬 `물랑루즈'(Moulin Rouge)는 최우수작품.여우주연 등 8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오스카상 시상식 주관처인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는 12일 로스앤젤레스 서부 베벌리 힐스의 새무얼 골드윈 시어터에서 24개부문 후보작을 발표했다. 최우수작품상에는 '반지의 제왕' '아름다운 마음' '물랑루즈' 외에 아들잃은 중년부부의 분노와 갈등을 표현한 '침실에서'(In the Bedroom)와 상류사회 풍자 살인미스테리극 '고스포드 파크'(Gosford Park)가 경합한다. '반지의 제왕'은 `이브에 관한 모든 것'(All About Eve, 1950년)과 `타이타닉'(Titanic, 97년)의 14개부문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13개부문 후보작으로 선정돼 '벤허'와 '타이타닉'이 보유중인 11개부문 최다수상기록을 깰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과거 13개부문 후보작으론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1939년), `포레스트 검프'(94년), '셰익스피어 인 러브'(Shakespeare in Love, 98년)가 있다. '반지의 제왕'은 그러나 촬영.미술감독.시각효과.음향.의상디자인.편집과 같은기술적 부문의 후보작으로 많이 선정됐기 때문에 최우수작품상 수상 가능성은 다소낮아보인다. 라스베이거스 도박사들은 최우수작품상 수상확률을 '아름다운 마음' 5대2, '물랑루즈'와 '침실에서' 각 6대1, '반지의 제왕' 15대1로 잡고 있다. `아름다운 마음'은 지난 1월 골든 글로브상에서 최우수작품.남우주연.여우조연.각본 4개상을 석권한바 있다. 남우주연상 후보에는 `아름다운 마음'의 러셀 크로, `침실에서'의 톰 윌킨슨(아들의 피살에 고뇌하는 아버지역), `권투영웅' 무하마드 알리의 생애를 극화한 `알리'의 윌 스미스, 범죄영화 `트레이닝 데이'(Training Day)의 덴젤 워싱턴(부패한 고참형사역), `나는 샘'(I Am Sam)의 숀 펜이 경합을 벌인다. 오스카 사상 흑인배우 3명(워싱턴과 스미스, 여우주연상 후보인 헬리 배리)이주요 상(남우 및 여우주연)후보에 동시 선정된 것은 지난 72년이후 처음으로 이들중 한명이 주연상을 받을 경우 지난 63년 `들에 핀 백합'으로 남우주연상을 받은 시드니 포이티어에 이어 두번째 흑인 배우가 된다. 워싱턴은 네차례 주연상 후보에 올랐으나 지난 90년 미 남북전쟁영화 `영광'(Glory)으로 남우조연상을 받았을뿐이다. 크로가 작년 `글레디에이터'로 남우주연상을받았기 때문에 연속 2연패 여부도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여우주연상 후보에는 79년 `올 댓 재즈'(All That Jazz)이후 라이브 액션 뮤지컬 영화로는 처음으로 최우수작품상 후보에 오른 `물랑루즈'의 니콜 키드먼, `침실에서'의 시시 스페이섹, `아이리스'(Iris)에서 알츠하이머병을 앓는 영국 여류소설가 아이리스역을 맡은 주디 덴치(99년 `셰익스피어 인 러브'로 조연상 수상), 로맨틱 코미디 `브리짓 존스의 일기'(Bridget Jones`s Diary)의 르네 젤웨거, `괴물의잔치'(Monster`s Ball)에서 남편의 사형집행관과 절망적 사랑을 나눈 미망인역의 핼리 베리가 선정됐다. 최우수감독상 후보로는 `아름다운 마음'의 론 하워드, `반지의 제왕'의 피터 잭슨, `고스포드 파크'의 로버트 앨트먼, `멀홀랜드 드라이브'(Mulholland Drive)의데이비드 린치, 전쟁액션 `블랙 호크 다운'(Black Hawk Down)의 리들리 스콧이 올랐다. 올해 처음 신설된 애니메이션(장편만화)상 후보에는 드림웍스의 `슈렉', 디즈니의 `몬스터 주식회사', 패러마운트의 `지미 뉴트론:천재소년'이 경쟁을 벌인다. 외국어영화상 후보작에는 프랑스의 로맨틱 코미디 `아멜리에'(Amelie), 전쟁의광기와 어리석음을 풍자한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반전영화 `노 맨스 랜드'(No Man`s Land), 노르웨이의 `엘링'(Elling), 인도의 `라가안'(Lagaan), 아르헨티나의 `신부의 아들'(Son of the Bride)이 뽑혔다. 작년 최대흥행작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은 미술감독.의상디자인.오리지널음악 3개부문 후보작으로만 선정됐으며 가족화해 드라마 `로열 텐넨바움 가족'으로 골든 글로브 뮤지컬/코미디 부문 남우주연상을 받은 진 해크먼은 후보명단에서 탈락했다. 시상식은 3월24일 할리우드의 코닥극장에서 흑인 여배우 겸 코미디언 우피 골드버그의 사회로 열린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권오연 특파원 coowon@a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