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경제 부활의 상징이었던 아일랜드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유럽에서 가장 사업하기 좋은 나라로 평가받고 있는 아일랜드가 최근 일련의 기업관련 스캔들로 고전하고 있다고 8일 보도했다. 아일랜드의 위기는 금주초 최대은행인 AIB의 미국 자회사 올퍼스트파이낸셜의 7억5천만달러 금융사고로 촉발됐다. 여기에다 이날 아일랜드에서 네번째로 큰 회사인 제약업체 엘란이 부실회계로 소송에 직면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이 회사 주가는 65% 이상 폭락했다. 특히 엘란이 고의적으로 이익을 크게 부풀렸다는 의혹을 받음에 따라 이 사건은 '아일랜드판 엔론스캔들'로 비화되고 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같은 날 이 나라 최대의 농산물 회사인 피페가 자사의 지주회사인 DCC와 이 회사 경영진들을 내부자 거래 혐의로 고발, 불투명한 회계관행과 경영진의 모럴해저드가 증시에 일파만파의 충격파를 던지고 있다. 이 여파로 아일랜드증시는 올들어 17%나 폭락했다. 외자기업들의 사업축소 및 감원도 경제에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게이트웨이와 인텔 등 다국적 기업들이 사업부진을 이유로 잇따라 공장증설을 취소하고 감원에 나서고 있다. 이에따라 매년 6∼10% 고도 성장을 거듭하던 아일랜드경제가 올해엔 3.9% 성장에 그칠 전망이다. 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