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환율은 당분간 엔화의 가시적인 영향을 받겠지만 점차 차별성을 획득하면서 중장기적인 하향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우리와 일본의 펀더멘털 차이에서 비롯되는 통화가치의 엇갈림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 지적됐다. 한국경제신문과 탑존이 12명의 외환전문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환율 전망 조사에서 2월말 원화 환율은 평균 1천3백9원으로 집계됐다. 이후 3월말 1천3백9원 6월말 1천2백94원 12월말 1천2백43원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됐다. 두 통화간 연동성의 강약 조절이 이뤄지는 가운데 2월 원화 환율은 1천3백원대를 주무대로 공급우위나 펀더멘털의 개선 등에 따른 1천3백원 하향 돌파도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엔화 동향이 국내 외환시장의 가장 중요한 변수임을 지적했다. 엔화가 달러당 1백35엔 이상의 약세가 진행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지만 이것이 주춤할 경우 원화자금 수요, 수급 상황이나 펀더멘털 등에 눈길을 던질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우리 경제에 대해 외국인 투자자들의 긍정적인 시각이 이어지고 경제지표의 호전 등 펀더멘털의 개선이 시간의 흐름과 함께 이뤄지면 외환시장은 경기회복의 근접과 함께 점진적인 하향 기조로의 진입이 가능하다는 진단이 함께 나왔다. 국가신용등급 상향 조정 가능성, 경기회복 기대에 맞춘 자금 유입 등도 달러 공급 확대의 요인이 될 수 있다. 원.엔 비율은 10 대 1 수준을 놓고 공방이 펼쳐질 가능성이 있으나 최근 9 대 1 수준이 익숙해지고 있음을 감안하면 추가 하락이 어디까지냐가 관건이라고 예상했다. 수출과 관련한 외환당국의 의지를 시험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한편 엔화의 경우 최근 약세가 일본 경제의 취약함에 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1백35~1백40엔 범위에서 고점을 확인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3월말 일본기업의 회계연도 결산을 앞둔 해외 현지법인의 과실송금에 따른 강세 요인이 있음에도 일각에서 도는 '3월 위기설' 등으로 인해 2월말 평균 1백31엔, 3월말 1백33엔으로 높게 잡았다. 다만 미국 및 세계 경제의 회복에 맞춘 일본 경제의 침체 탈출이 가시화되면 엔화는 6월말 1백30.9엔 12월말 1백27.5엔으로 점진적인 하향 추세를 그릴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