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칩은 유전자의 특성을 연구하고 질병을 진단하는데 필요한 도구다. DNA칩을 일컬어 어떤 과학자는 "희망의 배열"이라고 한다. DNA칩은 기판위에 유전자정보를 집적시킨 것으로 유전정보와 시료와의 반응을 분석하면 아주 빠르게 특정 유전자가 질병에 관련돼 있는지 알아볼수 있다. 하지만 고가인데다가 아직까지 만족할만한 상품이 없고 필요한 칩을 개별업체가 자급자족하기 때문에 상업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점차 개선된 제품이 선보여 올해에는 5백억원에 가까운 국내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대표적인 DNA칩 회사로는 애피메트릭스,하이세크,인사이트,나노젠,TKT,바이칼,셀제네시스,아비젠,콜라터랄,발렌티스,리보자임,사이토테라퓨틱스 등이 있다. 국내서는 다이아칩,디지털지노믹스,지노첵,바이오씨에스,마크로젠,바이오니아,굿젠,바이오메드랩,제노프라,에스제이하이테크,네오딘,디스진,파마코제네칩스 등이 내실있는 DNA칩 전문기업으로 손꼽힌다. 바이오메드랩은 자궁경부암과 관련된 바이러스를 진단하는 DNA칩을 개발,상품화를 선도하고 있다. 굿젠은 기판위에 염기서열을 심고 유전자복제 시발물질(프라이머)과 DNA합성효소를 올려 판독은 물론 염기서열 분석도 가능한 칩을 개발했다. 연구용칩으로는 마크로젠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회사는 2.4Kb칩 상용화에 성공,개당 1백50만원씩 연구실 등에 판매하고 있다. 또 미국 바이오마이크로시스템에 60만 달러를 투자,랩온어칩(Lab on a Chip)기술을 확보했다. 랩온어칩이란 지금의 DNA칩과 달리 별도의 기기 없이도 DNA를 분리하고 검증하는 과정 일체를 2x2cm의 칩 안에서 할 수 있는 차세대 DNA칩. 대기업 가운데서는 삼성이 DNA칩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DNA칩을 만드는 공정이 반도체와 비슷해 수년내에 세계시장에 내놓을 DNA칩을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국내에 진출한 외국업체로는 일본의 다카라코리아가 유일하다. 이 회사는 2년안으로 생명공학 관련 시약 및 DNA칩 생산에 나선다. 특히 다카라슈조는 독자기술을 가진 미국 애피메트릭스사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회사여서 국내회사가 칩 생산을 위탁할 경우 특허 침해문제 없이 각종 DNA칩을 생산할수 있다는게 이 회사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DNA칩의 우열은 제조기술의 수준차이보다는 칩위에 담는 유전자정보의 콘텐츠에 달려있다. 특정 질병과 관련한 유전자를 얼마나 유효적절하게 올려놓고 이 유전자가 시료에 얼마나 선명하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상품성이 달라진다. 이를 위해 생물정보학 연구가나 의학연구자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