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동엔 명품 매장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명품에 어울리는 맛과 멋으로 무장한 다양한 공간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최첨단 인테리어로 꾸며진 청담동의 레스토랑과 카페는 우리나라 맛의 유행을 주도한다. 청담동의 음식가는 벌써 퓨전 요리 신드롬에서 벗어나 전통 요리로 회귀하는 인상이다. "시안" "와사비비스트로" "궁"과 같은 퓨전 요리집보다 프랑스,중국,이탈리아 등의 전통요리를 맛볼 수 있는 곳이 더 인기가 있다는 것. 우선 "빨라드고몽" "타스트방" 등과 같은 프랑스 음식집들이 눈에 띈다. 여기에서는 프아그라(거위간) 요리를 비롯해 전통 프랑스 요리와 다양한 요리들을 맛볼 수 있다. 호텔 수준의 맛과 서비스를 자랑하는 만큼 코스 요리는 보통 6만원대에서 시작한다. 자주는 어렵더라도 특별한 날에는 한 번쯤 가볼만하다. 청담동을 대표하는 음식점 중엔 중국집도 빠지지 않는다. "연경"과 같이 전통적인 고급 중국집이 있는가 하면 "빠진"이나 "온더락"처럼 카페같은 분위기에서 다양한 중국요리를 즐길 수 있는 곳도 있다. "안나비니"나 "라볼파이아"같은 이탈리아 식당에서는 여러가지 파스타를 1만5천원에서 2만5천원선에서 맛볼 수 있다. 최근 문을 연 "패리쉬"는 1만원 안쪽의 가격에 순쇠고기로 만든 햄버거와 다양한 샌드위치를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전통 인도요리로 미식가를 유혹하는 "강가" "아나칼리" 등도 청담동의 명소다. 1인당 2만원정도면 "카레"나 구이요리인 "탄두리" 등을 즐길 수 있다. 느끼한 외국 요리집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약간 퓨전 성향인 강한 한정식집인 "쉐봉",순두부찌개가 맛있는 "싸릿골",수많은 반찬 덕에 골라 먹는 재미가 있는 "전주집" 등의 한국음식점들도 청담동을 찾는 사람들을 유혹한다. 여러가지 일본술을 맛볼 수 있는 일본식 선술집 "이자카야",다양한 메뉴를 확보하고 있는 실내포장마차 "주주클럽",오뎅에 곁들여 정종 한잔을 마실 수 있는 "오뎅바" 등은 주당의 발길을 잡아 끄는 곳이다. 청담동을 돌아다니다보면 이런 맛집과 옷집들 속에 사람의 시선을 잡아 두는 곳이 있다. 바로 꽃집 "헬레나".루이뷔통 매장 뒤에 있는 이 꽃집은 패션쇼 등과 같은 행사나 기업들을 대상으로 대규모로 꽃을 판매한다. 하지만 다른 곳에선 쉽게 볼 수 없는 아름다운 꽃다발을 만들어 일반인들에게도 팔고 있다. 때문에 이곳은 사랑을 고백하기 위한 멋쟁이들로 언제나 문전성시다. 길 덕 기자 duk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