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의사가 세계 최초로 실험 쥐를 대상으로 한 장기의 냉동보존실험에 성공했다. 을지의대 산부인과 김세웅 교수는 2주간 냉동보존한 자궁과 난소를 이식받은 쥐가 자연교배를 통해 세계 최초로 임신에 성공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로인해 그동안 장기를 떼어낸 후 통상 반나절안에 이식수술을 해야 했던 한계에 봉착해 있던 장기이식수출에 새 지평이 열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네이처지에 실린 이번 연구 결과는 장기냉동을 위해 항동결제(抗凍結劑)를 장기 전체에 골고루 스며들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는데 의의가 있다. 세포는 냉각됐을 때 얼음결정체가 세포안에 생겨 미세조직이 파괴되는데 세포단위에서는 부동액 같은 항동결제를 이용해 얼음결정이 생기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그러나 장기의 경우 부피가 클 뿐 아니라 수많은 종류의 세포로 구성돼 있어 항동결제를 골고루 침투시킬 수 없다. 따라서 냉동보존도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