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투자자들의 ''식성''이 크게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까지만해도 삼성전자, SK텔레콤, 국민은행 등 핵심 블루칩만을 편식하던 외국인들이 이들 종목을 털어내고 그동안 덜오르거나 실적향상이 기대되는 종목을 주로 사들이고 있다. 23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투자자들은 연말연초의 순매수기조에서 순매도로 전환한 지난 8일이후 지난 22일까지 과거와 사뭇 다른 종목 매매 패턴을 보였다. 이 기간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4천833억원어치 순매도한 것을 비롯 SK텔레콤(1천127억원), 국민은행(883억원) 등을 집중 매도했다. 이들 종목은 작년 한 해 내내 외국인들의 `편애''를 받았던 종목들이다. 또 반도체 가격 상승이 주춤해지자 하이닉스반도체(618억원)도 팔아치웠고 삼성SDI(470억원), 현대증권(407억원), 삼성증권(399억원), 삼성전자(1우)(365억원), 한미은행(291억원), 현대모비스(252억원) 등을 털어냈다. 반면 외국인들은 이 기간 주가 상승폭이 미진하고 민영화재료를 안고 있는 한국전력(431억원)을 비롯 대신증권(410억원), 삼성화재(293억원), 포항제철(286억원),대한항공(196억원), 외환카드(171억원), 삼성전기(136억원), 제일제당(128억원), 현대백화점(114억원), 풍산(86억원) 등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이들 종목중 대신증권, 대한항공, 제일제당, 현대백화점, 풍산 등이 2주 누적순매수 상위 10위권 이내에 포함된 것은 이례적이다. 외국인들이 이처럼 지수관련 대형주를 처분하고 다른 종목으로 갈아탄 것은 삼성전자와 SK텔레콤, 국민은행 등에 대한 지분률이 과도하게 높아진데다 삼성전자와 국민은행의 경우 단기에 많이 올랐다는 부담이 작용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대우증권 조재훈 투자정보팀장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희석되면서 지수 조정가능성이 높아지자 외국인들이 그동안 많이 올랐거나 지분률이 높아진 지수관련주를 털어내고 상대적으로 주가가 덜오르거나 올 해 실적향상이 기대되는 종목으로 옮겨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이같은 현상은 추세적인 것이 아니며 조정장세가 마무리되거나 경기회복이 가시화하는 시점에서 다시 지수관련 대형주들을 사들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김종현기자 kim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