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08:36
수정2006.04.02 08:39
"광고는 아무나 한다"라는 말과 함께 광고계에서 흔히 듣게 되는 말이 또 하나있다.
"광고는 아무나 만든다"라는 말이다.
이는 광고와 조금만 관련이 있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은 모두 자신이 광고를 만들 수 있다는 착각 아닌 착각에 빠져있음을 말하는 것이다.
광고주가 광고회사에 광고를 의뢰하는 것은 단순히 광고물 하나를 만들어 달라는 것이 아니라 광고와 관련되어 그 제품의 마케팅적인 해결방법에 대한 조언까지 구하는 것이다.
그러나 광고를 제작하는 단계에 들어서면,구체적으로 말해 광고시안이 결정되어지는 과정 속에서 광고인들은 난처한 경우를 당하는 수가 많다.
광고주의 최종 의사결정권자가 자신의 취향대로 모델을 지정하거나,몇 주일에 걸쳐 많은 전문가들이 고민 끝에 만들어 낸 아이디어를 묵살한 채 자신이 아이디어를 내는 경우를 접할 때도 있다.
마치 자신이 광고회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양 혹은 CF감독인 양 자기 도취에 빠져버리는 것이다.
물론 일부분의 이야기기는 하지만 분명 광고계에서 접할 수 있는 현실이다.
또 하나의 경우는 모델이 광고의 아이디어에 관여하는 것이다.
빅모델인 경우 자신의 이미지 관리 차원에서 이런 컷,저런 카피는 좀 수정을 해달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 요구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경우지만 때로는 내용이 단순히 자신의 기호에 맞지 않는다고 내용을 완전히 수정하려는 모델도 있다.
이런 모델은 광고회사에서는 요주의 인물이 된다.
광고주측 담당자는 물론이고 광고를 제작하는 스텝들까지 좋은 광고를 만들기 위해 아이디어를 더하곤 한다.
하지만 각자의 전문분야는 분명히 존재하는 것이다.
자신의 분야가 존중받기를 원한다면 상대방의 분야도 존중해 줘야 할 것이다.
그것이 바로 이 시대가 요구하는 모습이다.
광고계 이야기를 했지만 이런 경우는 우리나라 각 분야에서 흔히 접하는 일이다.
전문가라는 말이 쉽게 쓰이지 않는,인정되지 않는 현실을 말하는 것이다.
광고는 아무나 만들 수 있다.
누구는 할 수 있고,누구는 할 수 없다라는 원칙은 역시 없다.
그러나 그 좋은 광고를 만들어 내는 데에는 분명 전문가가 있다.
< LG애드 최재용 부장(카피라이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