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와 교도소는 일반인의 범접을 허용치 않는데다가 독특하고 엄격한 규율을 지니고 있어 매력적인 영화 소재로 꼽힌다. 25일 개봉될 「라스트 캐슬(The Last Castle)」(감독 로드 루리)은 이 둘을 합쳐놓은 군교도소를 무대로 삼고 있다. 1898년 문을 열어 1992년 폐쇄될 때까지 `죽음의 성''으로 불렸던 악명높은 미 테네시 주 교도소를 극중의 트루먼 군교도소로 꾸몄다. 이야기는 어윈 중장(로버트 레드포드)이 대통령의 철수명령에 불복했다는 죄목으로 10년 형을 선고받고 트루먼 군교도소에 수감되는 것으로 시작한다. 전설적인 무용담의 주인공이 호송돼오자 감옥 전체가 술렁거린다. 재소자들에게성주로 군림해오던 교도소장 윈터 대령(제임스 갠돌피니)은 실전경험이 없다는 콤플렉스에 빠져 강한 질투심을 드러내고, 재소자들은 자존심 강한 어윈 장군이 10주 안에 자살하는 것에 내기를 걸며 그의 수감생활을 흥미롭게 지켜본다. 재소자들이 하나둘씩 어윈의 카리스마에 감화돼가자 윈터의 포악함은 극에 달해한 재소자가 머리에 고무탄을 맞아 숨지는 일이 벌어진다. 트루먼 교도소에는 쿠데타의 기운이 점차 무르익고 자연스레 어윈에게 지휘봉이 넘겨진다. 맨주먹의 재소자들이 과연 물대포 탱크와 헬리콥터로 무장한 감시병을 이겨낼 수 있을까. 2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시종일관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며 관객들을 눈과 귀를 붙잡는다. 로버트 레드포드와 제임스 갠돌피니의 숨막히는신경전이 흥미를 자아내고 마지막 전투장면도 긴박감과 비장미를 뿜어낸다. 그러나 「두사부일체」의 주인공 계두식(정준호)처럼 "조용히 복역하다가 출감해 손녀들과 여생을 보내겠다"고 말하던 어윈이 주변의 권유를 뿌리치지 못하고 `반란''에 앞장선다는 설정은 너무나 판에 박은 듯하고, 감시병마저 어윈의 인품에 감복해 윈터의 명령을 따르지 않는다는 상황은 억지스럽다. 미국적 애국심을 강조하는듯한 분위기도 다소 눈에 거슬린다. (서울=연합뉴스) 이희용기자 heey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