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삼성전자 시너지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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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가 뉴욕 움직임에 민감해졌다.
국내증시는 지난해 미국 테러 사태 이후 양호한 경제여건, 활발한 재평가 작업, 외국인 지분 확대 등을 배경으로 뉴욕증시와의 연동성을 크게 줄였다. 종합지수가 연말까지 50% 수직 상승한 반면 다우지수 상승률은 20% 정도에 그쳤다.
뉴욕증시와의 동조화 정도는 그러나 다시 강화될 전망이다. 반도체이외에는 레벨업된 주가를 추가로 끌어올릴만한 모멘텀을 찾을 수 없는 상황에서 뉴욕증시가 ''1월 랠리''에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또 그린스팬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심각한 위험'' 발언에 이어 메릴 린치에서 주식비중 축소를 권고, 연초 증시를 달군 경기회복 기대를 누그러뜨렸다.
다우지수가 엿새 연속 하락하고 나스닥지수는 2,000선이 붕괴된 뉴욕증시가 인텔 등 주요 기업 실적을 발판삼아 반등에 성공할 지 관심이다.
16일 증시는 뚜렷한 방향성을 드러내지 않는 ''널뛰기 조정장세''가 이어지겠다. 뉴욕증시 방향, 반도체 가격 동향, 외국인 매매, 삼성전자 등 기업실적 등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방향전환을 시도할 전망이다.
◆ 외인, 차익실현 나섰나 = 외국인의 힘이 증시를 억눌렀다. 15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25.39포인트, 3.41% 급락한 718.64을 가리켰고 주가지수선물 3월물은 3.30포인트, 3.56% 빠진 89.40에 거래를 마감했다.
외국인은 현물시장에서 3,000억원에 가까운 매도우위를 기록했다. 지수선물시장에서는 사상 최대인 8,891계약을 순매도하며 프로그램 매물 출회를 유도했다. 종목별로는 삼성전자, 국민은행, 하이닉스, 신한지주 등에 대한 지분을 크게 줄였다. 최근 급등으로 가격 부담이 생긴 주도주에 차익 실현 매물을 내놓은 것.
일각에서는 외국인이 엿새 연속 매도우위를 나타내고 주도 종목군을 중심으로 규모를 확대함에 따라 본격적인 외국인 공백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외국인은 그러나 당분간 추세를 이루기보다는 뉴욕증시와 기업실적, 반도체 경기 등에 연동된 매매패턴을 구사할 전망이다.
이날 대규모 매도우위는 매도 확대가 아닌 매수 축소에 기인했고 삼성전자 실적발표를 앞두고 몇몇 펀드에서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되기 때문이다.
또 JP모건이 이달 중으로 한국이 MSCI지수내 선진국 시장에 편입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함에 따른 선취매성 매수세 유입도 기대된다.
아울러 국내 증시와 관련한 기본적 여건에 큰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낙폭이 과대하게 나타나 가격메리트가 발생할 경우 이를 노린 매수세 유입도 점쳐진다.
교보증권 임송학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이 현선물시장에서 큰 폭의 매도우위를 보인 점이 부담스럽긴 하지만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차익실현 정도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그는 "증시가 급등함에 따라 외국인 시각도 엇갈리고 있어 지난해 말과 같은 매수주체 역할을 기대하기엔 무리가 있지만 대규모 매도로 전환할 가능성도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 인텔과 삼성전자 = 이날 증시는 반도체 현물 가격 오름세가 주춤해진 데다 삼성전자 실적이 예상보다 좋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됐다. 삼성전자 실적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이틀 동안 증시 변동성을 확대한 셈이다.
또 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의 협상이 장기화되고 인수 가격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리라는 분석도 투자 심리를 움츠러들게 했다.
반도체 모멘텀이 약화된 가운데 인텔과 삼성전자가 내놓을 지난 분기 실적이 불씨를 되살릴 수 있을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화요일 뉴욕증시 장 종료 후엔 세계 최대 반도체기업인 인텔이 지난 분기 실적을 발표한다.이베이와 주니퍼 네트웍스 등도 이날 실적을 내지만 시장 관심은 인텔에 쏠려 있다.
인텔의 지난 분기 주당 수익은 11센트로 전년 동기에 비해 71% 감소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전분기에 비해서는 1센트 정도 증가, 바닥을 확인한 점과 향후 전망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삼성전자는 컨퍼런스콜과 기업설명회(IR)를 갖고 지난 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업계에서는 매출 7조5,000억∼8조5,000억원, 영업이익 2,000억∼4,000억원 범위로 전망하고 있다. 전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조2,300억원, 182억원을 기록했다.
국내증시가 뉴욕에 앞서 인텔 실적을 반영하고 또 삼성전자 실적을 어떻게 해석할 지에 따라 지수의 반등 추진력이 결정될 공산이 크다. 기업실적은 이미 반영된 것으로 관측되지만 기대 이상이나 이하의 실적이 나오거나 색다른 ''이벤트''가 기다리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SK증권 전우종 기업분석팀장은 "최근 IT기업 실적 발표가 나타내는 가장 큰 특징은 바닥을 쳤다는 평가의 확인"이라며 "현주가 수준은 이미 지난 분기 실적에 이어 회복 기대까지 반영한 점을 고려할 때 강한 모멘텀이 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 팀장은 "다만 반도체 현물 가격 상승, 경기회복기대, 업황호전 등에 따른 상승 기대감도 만만치 않아 결국 수급이 방향을 결정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