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론 사태의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미국 상·하원 의원들이 엔론으로부터 받은 기부금을 돌려주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4일 보도했다. 공화당 전국의회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톰 데이비스 의원(버지니아주)은 엔론이 이 위원회에 보낸 10만달러의 헌금을 돌려줬다고 밝혔다. 민주당 상원 상무위원회 소속 진 캐너헌 의원(미주리주)도 1천달러의 정치자금을 돌려주겠다고 말했다. 하원의 민주당 원내총무인 리처드 게파트 의원도 자신이 엔론으로부터 받은 정치자금을 돌려주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 신문은 미국 의원들이 엔론의 기부금을 정치자금이 아닌 채무로 인식하고 있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엔론 사태를 조사하고 있는 상·하원 상무위원회 소속 의원들 중 70% 이상이 지난 10년간 엔론으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아왔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그러나 엔론이 자금난에 봉착했을 시점에 자신들에게 도움을 요청한 적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정치자금을 받은 것과는 상관없이 이번 사건의 조사의원으로서의 의무를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상원 상무위 소속 케이 베일리 의원(공화당)은 엔론 붕괴의 배경과 관련된 모든 사항을 철저히 파헤치겠다고 말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