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혼돈 新질서] (3) (전문가 관점) '單極속 다양화 새 추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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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이후 미국은 정치.군사 경제 금융 문화 등 모든 면에서 압도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며 단일 체제를 구축해 왔다.
그러나 미국 주도의 세계경제질서 아래에서 잠재됐던 다양한 갈등이 테러의 형태로 분출되고 갈등의 주체도 다국적기업 비정부기구(NGO) 종교집단 등으로 다양화되는 등 향후 국제질서는 매우 불투명하다.
이번 테러사태가 혼돈의 트리거(Trigger)로 작용하고 있는 것은 틀림없다.
테러전쟁에서 보여주듯 미국은 최강의 군사력과 함께 정치적으로도 강력한 파워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과거처럼 일방적 힘에 의한 독주체제를 고수할 수는 없다.
디지털화와 세계화 과정에서 개도국들은 세계경제 성장에서 소외되었고 지식격차도 계속 확대되고 있다.
그 결과 세계적 부의 편중이 더욱 심화되어 세계경제 질서는 더욱 불안해질 것이다.
국제금융질서도 불안하기 짝이 없다.
개도국들은 외환위기 위험에 노출돼 있는 반면 미국이나 국제통화기금(IMF)의 관리능력은 한계에 봉착했다.
이같은 변화 속에서도 미국의 패권주의는 지속될 것이다.
다만 미국은 정치.군사.경제 등 경성파워(hard power)보다는 지식 커뮤니케이션 등 연성파워(soft power)의 중요성을 인식, 남북문제 문명대립에 대한 정책을 수정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세계화의 부작용을 해소하고 세계경제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빈국에 대한 배려를 확대할 것이다.
문화적.제도적 다양성도 수용하리라고 전망된다.
최근 뉴라운드 협상에서 개도국 입장이 상당 부분 반영된 점이 그 방증이다.
향후 국제질서는 미국의 단일 패권 하에서 유럽연합(EU) 러시아 중국 인도 등이 나름대로 역할을 확보하면서 준강대국으로 부상할 것이다.
이들은 개방과 지역화를 통해 세계경제가 균형 성장해야 한다는 논리로 각 권역의 정치.경제적 지분을 확보코자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이들을 중심으로 블록화가 가속화되면서 세계 경제권은 점차 재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과정에서 유럽은 균형조정자로서의 역할을 강화할 것이고,일본의 역할은 축소되는 반면 중국은 WTO 가입과 함께 개도국의 대변자를 자처하며 신흥 파워로서의 위상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한국에는 미국의 영향력 유지와 함께 다양성이 중시되는 국제질서 변화에 대응하는 정치.외교 전략의 수립이 요청된다.
아울러 경제적 실리를 취하기 위해 국제기구를 통한 협상능력을 키워야 한다.
이를 위해 국제사회에서의 역할과 국가 이미지를 제고하는 등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특히 금년에는 동북아 협력 강화와 이 지역에서의 위상 정립이 중요한 과제로 대두될 것이다.
오승구 < 삼성경제硏 수석연구원 oosskk@seri.or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