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 기대가 보합권을 뚫으며 솟구쳤다. 증시는 전날 조정이 자연스러운 과정이었음을 확인하듯 반등을 일궜고 주가는 고점을 다시 높이며 추가 상승을 도모할 태세를 갖췄다. 개인은 조정을 저가매수의 기회로 삼으려는 듯 적극적으로 시장에 참여했다. 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의 양해각서(MOU) 체결 임박 소식은 새로운 모멘텀을 갈망하는 시장 욕구를 채웠다. 주가가 뉴욕증시의 불안한 흐름, 엔저 현상 지속, 옵션만기 부담 등에도 불구하고 단기 심리선인 5일선을 단숨에 회복한 가운데 프로그램 물량을 상당 부분 해소함에 따라 상승 기조 연장이 시도될 전망이다. 10일 증시는 반도체와 금융 등 ''되는 종목'' 위주로 접근하는 한편 옵션만기로 인해 출렁일 경우 업종대표주를 저가매수하는 시기로 잡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과열권 진입에 대비, 차익실현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 ◆ 상승 기조 유효, 분출엔 대비 = 증시가 짧은 조정을 거쳐 반등했다. 지수가 하방경직성을 확인하고 상승 추세대를 벗어나지 않은 가운데 반도체, 금융주 등 주도주 강세 기조가 이어짐에 따라 추가 상승을 점치는 시각이 많다. 다만 증시 주변 여건에 별다른 변화가 없었음에도 예상보다 큰 폭 상승, 급등에 대한 부담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우려가 다시 제기되고 있다. 또 거래가 폭주, 단기 시세 분출로 인한 에너지 소진을 대비해야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9일 종합지수는 전날보다 16.85포인트, 2.29% 오른 751.61에 거래를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76.15으로 0.80포인트, 1.06% 상승했다. 하이닉스는 마이크론과의 전략적 제휴 의사를 확인하면서 조정국면에 접어든 반도체장비·재료주와 은행주에 대한 매수세를 끄집어냈다. 신성이엔지, 케이씨텍, 원익, 외환은행, 전북은행 등이 줄줄이 상한가에 올랐다. 저가 반도체주와 은행주가 활발한 손바뀜을 보이면서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각각 9억4,264만주, 4조9,422억원으로 폭증했다. KGI증권 윤세욱 이사는 "전날 조정이 매수의 호기였음을 입증한 하루였다"며 "상승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조정이 일어날 경우 저가매수의 손길을 늦추지 않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 이사는 이달 목표지수를 800으로 놓고 은행, 증권 등 금융주에 주목할 것을 권했다. 한화증권 시황분석팀 조덕현 차장은 "지수에 선행하는 거래량과 거대대금이 급증함에 따라 짧고 굵은 시세 분출이 일어난 이후 체력 저하를 드러낼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며 "물리더라도 반도체, 은행 등 주도주에서 물린다는 생각으로 짧게 접근할 시기"라고 진단했다. ◆ 옵션만기 충격 미미할 듯 = 10일 증시는 1월물 옵션 만기를 맞는다. 시장 분위기와 물량 규모를 감안할 때 별다른 충격은 없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장중 변동성이 확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번주 들어 사흘간 8,000억원이 넘는 프로그램 매도가 출회됐다. 이중 옵션만기와 연계된 물량이 상당 부분 포함된 것으로 추정된다. 증시관계자들은 1월물 옵션 만기를 맞아 청산되는 물량 1,000억원 정도에 기존 선물연계 물량을 합해 2,000∼3,000억원 가량이 쏟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정도 규모는 현재의 강세 기조와 풍부한 수급을 감안할 때 무난히 소화될 전망이다. 변동성확대는 지수선물 움직임이 관건이다. 이날 현선물간 격차인 시장베이시스는 콘탱고를 기록하다 장후반 동시호가에서 백워데이션으로 마감했다. 백워데이션이 지속될 경우 지수관련주의 상승 시도는 제한될 것이다. 투기적인 매매 패턴을 보이고 있는 외국인이 7,000계약에 가까운 대량의 순매수를 보임에 따라 장초반 외국인 매매패턴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LG투자증권 조철수 연구원은 "옵션 만기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외국인 매매 동향과 시장베이시스 동향에 주목하되 충격이 나타날 경우 저가매수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금융통화위원회는 올해 첫 정례회의를 갖고 콜금리 수준을 결정한다. 경기회복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지만 수출부진과 엔저 등 불안요인을 고려할 때 현수준인 4%에서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