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低행진 속도 조절하나 .. 동남아 반발...130엔 '멈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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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들어 일본의 엔저 추세가 주춤해지고 있다.
현재 엔화 가치는 달러당 1백30엔선.
금방이라도 달러당 1백35엔선으로 떨어질 것 같던 작년말의 급박했던 엔저 상황을 감안하면 지금의 1백30엔선은 다소 예상 밖이다.
그렇지만 일본 정부가 엔화약세 정책을 포기했다고 볼 수는 없다.
엔화약세 방침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속도만 조절하고 있을 뿐이다.
◇ 멈칫해진 엔화 약세 =지난해말 엔화 가치는 한때 달러당 1백32.6엔까지 급락했다.
이에 따라 올 1월초에는 1백33엔은 물론 강력한 심리적 저항선인 1백35엔도 금방 무너질 것으로 예상됐었다.
그러나 새해 들어 방향이 바뀌었다.
뉴욕시장 종가 기준으로 엔화 가치는 1백32.1엔(2일) 1백31.75엔(3일) 1백30.98엔(4일)으로 조금씩 올라갔다.
이어 7일 도쿄 시장에서는 1백30.7엔선으로 회복됐다.
이처럼 엔화약세 기조가 한풀 꺾인 것은 외부의 반발 때문이다.
중국 한국을 중심으로 한 주변국들은 일본의 엔화약세 정책에 강력히 반발, 엔저에 제동을 걸었다.
일본 증시가 오르고 있는 것도 한 요인이다.
작년말 1만5백42.62엔의 종가를 기록한 닛케이평균주가는 올들어 세계적인 주가 상승세에 편승, 연이틀 오르면서 1만1천엔선에 육박했다.
외국인들이 일본주식 매입대금을 마련키 위해 달러화를 팔고 엔화를 사들이자 엔화 가치가 오르고 있다.
◇ 향후 전망 =앞으로 1~2주일간의 단기 전망은 엇갈린다.
엔화 가치가 다시 달러당 1백28~1백30엔 사이로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는가 하면 1백31~1백33엔선의 엔화약세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단기 전망은 일본과 미국, 일본과 동남아 국가들간의 회담 결과에 달려 있다.
워싱턴을 방문중인 다케나카 헤이조 일본 경제재정상은 폴 오닐 미국 재무장관(현지시간 7일)과 로버트 죌릭 미 무역대표(8일)를 만나 엔.달러화 환율문제 등 양국의 경제 현안을 논의한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는 9일 필리핀 태국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 동남아 4개국 순방길에 오른다.
엔저에 대해 미국이 어떤 입장을 보일지 또 동남아 국가들의 반발 강도가 어느 정도나 될지는 불투명하다.
이때문에 단기 엔화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또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미 경제진단도 엔화의 단기 흐름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오는 11일 샌프란시스코의 한 세미나에 참석, 미 경제와 금리정책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중.장기 전망은 대체로 일치한다.
엔화가 올 상반기중 주로 달러당 1백30~1백40엔 사이에서 움직일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