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자니 정부의 눈치가 보이고,그냥 두자니 원가보전이 제대로 안되고…'' 소주업계가 가격인상 문제로 연초부터 고민에 빠져 있다. 지난해 7월 주정(소주 원료)값 드럼당(2백ℓ) 18만2천원에서 22만원으로 20.9%나 올랐으나 이를 소주가격에 반영하지 못한채 눈치만 보고 있는 것. 소주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진로는 지난해 7월 주정값 인상 직후 소주값을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다 당시의 경기침체 분위기에 밀려 유보했다. 진로는 내부적으로 인상폭을 정해놓고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정부가 설(2월12일)을 앞두고 물가인상 억제에 나설게 뻔해 이달중 소주값을 올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소주업계간 경쟁이 치열한 상태여서 소주값을 먼저 올릴 경우 서민들의 주머니를 압박한다는 비난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두산 등 후발사들도 인상압력에 시달리고 있지만 진로와 마찬가지로 눈치만 보고 있다. 진로가 올리면 인상하겠다는 게 이들 업체의 입장이다. 업계는 주정값 인상폭을 감안해 소주가격을 6∼9% 올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현재 2홉들이(3백50㎖) 1병 기준으로 9백원대인 소주값이 1천원대에 육박하게 된다. 소주업계의 한 관계자는 "적절한 시기를 봐서 주정값 인상분을 일부 반영,값을 올릴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