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학년도 수능 개편안은 외형상 현재의 골격을 유지하고 있지만 내용상으로는 적잖은 차이가 있다. 우선 기존 시험은 5개 영역 전부를 필수로 하고 있는데 반해(제2외국어만 선택), 개편안은 일단 전 영역이 선택이다. 이와함께 제2외국어에 아랍어와 한문이 추가된 것이라든가, 수리와 사회탐구 과학탐구 영역 내의 과목 선택방식과 출제범위가 달라지는 것도 주목할만한 변화다. 개편안의 주요 내용을 살펴본다. ◇ 응시 원칙 =언어 수리 사회탐구 과학탐구 외국어 등 5개 영역(실업고는 직업탐구)을 모두 볼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영역이 수험생 임의 선택영역이므로 1개 영역만 볼 수도 있고 2∼4개 영역을 봐도 된다. 물론 지원대학이 어느 영역을 요구하는지를 우선 살펴야 한다. 만일 지원대학이 5개 영역을 다 요구하면 모두 응시해야 한다. 시험은 고3말에 한번 보고 하루에 끝낸다는 것이 교육부의 원칙적인 방침이다. 그러나 수험생별 선택과목이 다양함을 고려, 추후 검토를 통해 이틀에 걸쳐 나눠 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출제범위 =7차 교육과정에 따라 초등학교에서 고교 1학년까지 10년간 배우는 '국민공통기본교육과정' 교과목은 출제범위에 간접적으로만 포함된다. 수능시험은 고교 2∼3학년때 배우는 '심화선택교육과정' 교과목 위주로 출제된다. 국민공통기본교육과정 교과목들을 직접 포함하지 않은 것은 고교 2∼3학년에도 고교 1학년때 배운 교과목을 반복적으로 공부하게 되는 부작용을 없애기 위해서다. ◇ 언어와 외국어 =현 수능과 별 차이 없이 출제된다. 언어 영역은 현재와 같이 통합교과적인 문제로 출제돼 출제범위가 특정한 교과목에 한정되지 않는다. 외국어도 마찬가지다. ◇ 수리 ='가'형과 '나'형이 있다. '가'형은 7차교육과정 심화선택과목인 수학Ⅰ, 수학Ⅱ와 함께 미분과 적분, 확률과 통계, 이산수학 등 3개 과목중 1과목을 선택해 본다. '나'형은 수학Ⅰ을 본다. '가'형은 현재의 자연계(공통수학 수학Ⅰ 수학Ⅱ), '나'형은 현재의 인문계(공통수학 수학Ⅰ) 수리영역과 출제범위가 거의 같다. '가'형에서 보는 7차 교육과정상의 수학Ⅱ는 간단한 일차변환과 행렬, 삼각함수 등이 없어져 지금보다 부담이 덜어지는 듯 보인다. 그러나 미분과 적분, 확률과 통계, 이산수학 등 3개 심화선택과목중 하나를 별도로 택해야 하기 때문에 깊이 있는 문제가 나올 수 있다. 수학Ⅰ을 보는 '나'형은 현재 인문계(공통수학 수학Ⅰ)와 범위가 거의 유사하지만 지금은 공통수학 출제비중이 70%, 수학Ⅰ 비중이 30%인데 반해 7차교육과정에서의 수학Ⅰ은 공통수학의 비중이 적기 때문에 역시 다소 어려워진다. ◇ 사회탐구와 과학탐구 =사회탐구의 경우 한국지리 세계지리 경제지리 한국근.현대사 국사 세계사 법과사회 정치 경제 사회ㆍ문화 윤리(윤리와 사상 전통윤리) 등 11개 과목중 최대 4과목을 택해 응시할 수 있다. 과학탐구는 물리Ⅰ 물리Ⅱ 화학Ⅰ 화학Ⅱ 생물Ⅰ 생물Ⅱ 지구과학Ⅰ 지구과학Ⅱ 등 8개 과목중 역시 최대 4과목을 택할 수 있다. 이때 물리Ⅰ 화학Ⅰ 생물Ⅰ 지구과학Ⅰ을 볼 수는 있으나 물리Ⅱ 화학Ⅱ 생물Ⅱ 지구과학Ⅱ로 볼 수는 없으며 Ⅱ교과목은 최대 두개까지만 응시할 수 있다. ◇ 직업탐구 =신설된 영역이다. 실업계고 학생들이 사회탐구와 과학탐구 영역을 대신해 선택할 수 있다. 실업계열 전문교과를 82단위 이상 이수한 학생에게만 응시기회를 주기 때문에 일반계고 학생들은 현실적으로 응시하기 힘들다. 반드시 선택해야 하는 과목은 농업정보관리 정보기술기초 컴퓨터일반 수산해운정보처리 등 컴퓨터 관련 4과목중 한 가지다. ◇ 제2외국어와 한문 =독일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중국어 일본어 러시아어 등 기존의 6개 외국어에 아랍어가 추가된다. 한문도 더해져 총 8개 과목중 하나를 택하게 된다. 한문은 기존에 언어영역에서 다뤄졌으나 별도로 분리된 것은 한의학과나 동양사학 계열 등에서 필요로 할 경우에 대비한 것이다. ◇ 성적 표시 =원점수가 폐지되고 모든 점수는 표준점수로만 제공된다. 이는 선택과목별 난이도에 따른 유.불리 논란을 막기 위한 것이다. 5개 영역 총점을 기준으로 한 종합등급은 학생마다 선택이 다르므로 의미가 없어 폐지된다. 대신 영역별, 선택과목별 등급이 제공되며 학생들이 선택한 영역과 교과목이 성적표에 표기된다. ◇ 대학 사전 예고 =대학이 학과별로 어떤 영역 성적을 반영하느냐에 따라 학생들이 대비해야 하는 영역과 고교의 교육과정 편성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대학의 사전 예고가 필수적이다. 대학들은 현재 중3들이 고1 2학기를 마치는 내년말까지는 학과별 반영영역과 영역별 가중치를 사전 예고해야 한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