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증시는 올해에 비해 한 단계 레벨업될 전망이다. 세계적으로 풍부한 유동성이 증시로의 유입에 가속 페달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시기와 정도에 시각 차이는 여전하지만 경기회복 기대감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연말을 맞아 속속 나오는 증권사들의 내년 주가 전망에 종합지수 1,000이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납회일 증시는 연말이라기보다는 연초 분위기를 흠씬 풍기는 가운데 추가 상승을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연초 상승에 대한 열망이 확산되면서 엔화약세 등 대외 악재는 잠시 뒤로 젖혀지겠다. 이에 따라 신년 구상이 한층 수월해졌다. 연말 휴장일 축소 등으로 '1월 효과'가 선반영되면서 찾아온 상승세를 현금 확보의 기회로 삼는 동시에 구조조정 관련주 등 개별 재료주를 중심으로 접근하는 전략이 바람직해 보인다. ◆ 기관 매수, 배당락 무색 = 배당락을 맞은 27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4.68포인트, 2.25% 높은 668.55를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는 69.43으로 0.89포인트, 1.30% 상승했다. 주가지수선물 12월물은 3.80포인트, 4.76% 급등한 83.70로 거래를 마쳤다. 시장베이시스가 마이너스 0.01까지 좁아져 프로그램 매물 부담이 크게 줄었다. 내년 증시 상승에 기댄 매수세가 배당락에 따른 부담을 압도했다. 예년과 달리 연말에 찾아온 배당락이 관련주 급락과 배당수익으로 묶여있던 프로그램 매물 출회로 이어지면서 지수를 압박하리라는 전망은 무색해졌다. 기관이 현선물시장에서 적극적으로 매수에 가담하면서 지수를 끌어올린 것. 이날 기관은 거래소에서 프로그램 부담에도 불구하고 1,400억원을 순매수하며 매수주체로 떠올랐다. 지수선물시장에서는 주가 관리 의지를 뚜렷하게 나타냈다. 장 후반 외국인이 선물 포지션을 급격히 축소하자 포지션 확대로 맞서며 2,600계약을 순매수했다. 이같은 기관 매수세는 납회일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먼저 장기증권저축 등 풍부한 실탄을 바탕으로 연말을 맞은 펀드수익률 관리에 나설 공산이 크다. 또 외국인이 매매를 자제하며 관망세를 보이고 있는 사이 내년 상승장을 노린 중장기적인 선취매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에서는 이날 상승으로 20일선을 회복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중심을 잡지 못한 채 프로그램 매매에 연동된 모습을 보인 데다 기관 매수세가 내년 기대감과 더불어 수익률관리 측면이 짙은 점을 감안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연초의 심리적인 효과와 펀드의 포트폴리오 개편을 고려, 지수 움직임과 같이 현금비중을 결정함이 바람직하다. ◆ 다시 이는 구조조정 기대 = 정부는 잇달아 하이닉스, 현대투신, 대우차 등 외국사와 협상을 벌이고 있는 현안과 은행, 증권 등 국내 금융회사 합병 등 구조조정 의지를 피력하면서 투자심리 개선을 북돋우고 있다. 전날 이근영 금융감독위원장이 은행간 합병, 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의 전략적 제휴, 현대투신 매각 등에 대해 언급하면서 불씨를 지폈고 정건용 산은총재는 장 종료후 대우차와 대우증권 매각과 관련된 발언으로 이날 매수세를 모았다. 구조조정 타결 기대감은 '하이닉스 효과'를 타고 금융주로 번졌다. 증권주가 6% 이상 폭등한 것을 비롯, 은행, 보험, 종금주가 동반 오름세를 보였다. 개별재료에 실적개선 기대감이 더해지면서 순환매가 일었다. 하이닉스는 급등에 따라 보합권에 머물렀지만 현대증권, 한빛증권, 대우차판매, 동원증권, 하나은행, 대우증권, 쌍용차 등 관련주가 모두 급등했다. 길게는 2년 이상을 끌어온 대우차, 현대투신, 하이닉스 등 구조조정 현안이 전격적으로 타결될 경우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다만 최근 나온 방침은 별달리 새로울 것이 없는 데다 이미 여러 차례 속아온 터여서 하이닉스나 은행합병 등을 제외하고는 '연말 서비스' 정도로 이해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구조조정은 개별 기업뿐 아니라 시장 전체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만만치 않다는 점을 감안할 때 관련 소식과 동향을 주시하면서 전략 수립에 참고해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선물시장 동향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지수관련 대형주의 변동성 확대를 피해 구조조정 등 개별 재료보유주에 관심을 기울일 시기다. 이들 종목 중에서도 재료와 더불어 수익성과 건전성 개선 추세가 뚜렷한 은행주에 대한 접근이 유리해 보인다. 이래저래 올 한해 증시를 웃고 울린 구조조정 현안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엉켜있는 실타래를 풀어 1월 효과를 지원할 수 있을 지 주목되는 연말이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