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07:21
수정2006.04.02 07:23
하이닉스반도체 서울은행 현대투자신탁증권 대우자동차 대한생명 한보철강 등 6대 부실기업 처리가 해를 넘기게 됐다.
이근영 금감위원장은 26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하이닉스와 마이크론간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 내년 1월 마이크론측 대표가 방한해 하이닉스와 MOU(양해각서)를 체결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최근 마이크론이 도시바 설비인수 과정에서도 하이닉스에 사전 양해를 구했다"며 협상이 깨지지는 않을 것으로 낙관했다.
그는 서울은행 매각건에 대해 "연말까지 경영정상화 방안을 제출받아 우량은행과의 합병을 1순위로, (동원 동부 등) 기업 컨소시엄에 대한 매각은 2순위, 공적자금 투입 은행과의 합병을 3순위로 정해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서울은행외에도 거의 모든 은행이 합병의 대상이 될 수 있으며 태핑(초기 의사타진 단계)도 있지만 현재 합병논의가 깊숙이 들어간 곳이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권에서는 한때 논의되다 물밑으로 가라앉은 하나.제일, 신한.한미 등의 합병 조합이 다시 꿈틀거리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현대투신 매각 협상과 관련, 그는 "지난 24일 정부측 협상 최종안을 AIG측에 제시했으며 AIG는 크리스마스 연말 휴가도 반납한채 협상에 임하고 있다"고 말해 내년초쯤 협상타결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AIG가 당초 MOU에 없는 요구사항을 내놓기도 한다며 최악의 경우 연말까지인 AIG와 MOU 효력을 연장하는 대신 국내외 다른 투자처에 현대투신 등을 넘길 수도 있다는 점을 내비쳤다.
대우자동차 매각을 위한 GM과의 협상에서는 "노조의 임단협 개정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한다"고 지적, "본계약 체결시기가 당초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건용 산업은행 총재는 이날 "일부 협상이 진전돼 15개 부속 계약서에 대해 이미 초안을 마련했다"며 "GM과의 배타적 협상기간인 내달 20일 이전에 최종 계약을 맺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 위원장은 6개 문제기업 처리 일정에 대해 "지난 24일 청와대에 보고했듯이 (스스로 정한) 시한에 쫓겨 일을 그르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부실기업 처리 시한을 연말까지로 잡긴 했지만 기본적인 원칙과 협상안이 매듭지어진 만큼 무작정 시간에 쫓겨 불리한 협상을 하지는 않겠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들 현안을 확실하게 매듭짓지 못한 채 해가 바뀌게 돼 새해에도 시장의 불안요인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허원순.박수진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