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2001] (2) 올해의 트렌드 .. 韓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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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韓流)'는 올해 우리 문화계가 일궈낸 최대의 결실이다.
그것은 광복 이래 줄곧 문화수입국이던 한국이 문화수출국으로 성장했음을 보여줬다.
'한국 대중문화붐'을 뜻하는 한류라는 말은 지난해 2월 댄스그룹 H.O.T의 베이징 공연 때 중국 언론들이 처음 쓰면서 생겨났다.
올 들어서는 한국의 TV드라마와 가요가 폭발적인 호응을 얻기 시작했고 한류는 곧 베트남 대만 홍콩 일본 등지로 확산됐다.
호치민 도심 고급술집에는 한국 TV드라마 주제곡이 흘러나오고 탁자에는 장동건과 김남주의 프로필이 붙어 있다.
안재욱이 내년 방송될 중국 후난TV의 20부작 미니시리즈 '아파트'에 출연하는 대가로 받는 돈은 2억6천만원.
한류는 TV와 콘서트장을 넘어 거리로 튀어나왔다.
상하이에는 힙합바지에 가수 강타의 머리모양을 한 10대들이 대거 등장했다.
타이베이 중심가를 달리는 2층버스 옆에는 한국산 휴대전화를 든 배우 이나영과 가수 장혁의 광고사진이 나붙었다.
한류를 따르는 젊은이들을 일컫는 '합한족(哈韓族)'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졌을 정도.
베이징의 한 빌딩은 6층 전체를 한국상품으로 도배하다시피 했다.
한국상표를 단 옷과 통굽운동화 액세서리 등이 건물 안에 가득하다.
요즘 일부 현지언론 사이에선 한류가 가져온 것은 '한국의 문화'가 아니라 힙합바지와 색깔머리뿐이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중국·동남아에서 불고 있는 한류 열풍은 당분간 식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