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연내에 마무리짓기로 했던 계열분리가 내년으로 넘어갈 전망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23일 "현대아산 지분 9.8%(8백90만주)를 대북사업을 하는 기업에 매각하려고 하나 어려움이 많다"며 "내년 초에나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은 현대아산 주식을 24.8% 보유하고 있는데 계열분리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이 지분을 15% 이하로 낮춰야 한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은 9.8%의 지분 매각을 추진해왔다. 현대중공업은 다른 기업에 매각하지 못할 경우 이 지분을 현대아산이나 현대그룹 계열사에 싼 값에 넘기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이 경우 세금이 60억∼70억원이나 되는 데다 지분평가로 인한 2백억원대의 특별손실을 피할 수 없어 고심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올해 계열사 부실을 털어내느라 경영실적이 좋지 않다"며 "현대아산 지분을 연내에 매각하기에는 회사 입장에서도 부담이 많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현대상선이 매각할 자사주식을 자사주펀드로 60∼70% 사들이기로 방침을 정했다. 현대상선은 현대중공업 주식 7.15%(5백40만주)를 보유하고 있으나 계열분리를 위해 이 중 4.66%를 연내에 매각할 방침이다. 현대중공업은 현재 자사주펀드에 5백30억원의 여유자금을 확보하고 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