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광우병으로 불리는 변형 크로이츠펠트-야콥병(vCJD)을 일으키는 유전자와 관련이 있는 20번 염색체의 염기서열과 유전자 분석작업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게놈 연구 국제컨소시엄 인간게놈프로젝트(HGP)의 영국 연구기관인 웰컴트러스트 생거센터는 영국 과학전문지 `네이처' 최신호(20일자)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23쌍의 인간 염색체 중 22번과 21번 염색체에 이어 20번 염색체의 염기서열과 유전자 분석을 끝냈다고 밝혔다. 이로써 인간 광우병, CJD.자가면역질환, 성인 당뇨병, 비만, 백내장의 질병 원인이 더욱 명확하게 규명되고 효율적인 치료법과 치료약이 개발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연구책임자인 파나죠티스 델로커스 박사는 "20번 염색체의 전체 DNA 가운데 유전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활성영역의 99.5%에 대해 99.99% 이상의 정확도로 염기서열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20번 염색체는 크기가 약 6천만 킬로베이스(kb:유전자크기 단위)로 23쌍의 염색체로 구성된 인간 게놈 전체에서 2% 정도를 차지하고 있으며 CJD와 자가면역질환,성인형 당뇨병, 비만, 백내장, 습진 등 많은 질병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델로커스 박사는 또 "이를 이미 알려져 있는 유전자와 게놈 지도 작성이 끝난쥐, 녹색복어(tetraodon nigroviridis) 등의 유전자 염기서열 등과 비교 분석해 유전자 727개와 유사유전자 168개를 찾아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번 연구에는 현재 이용가능한 유전자 검색법이 모두 동원됐기 때문에 20번 염색체에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 유전자의 95% 정도를 찾아낸 것으로 볼 수있다"고 덧붙였다. 염색체 내에 유전자가 얼마나 조밀하게 들어있는지를 나타내는 유전자 밀도는이번에 완성된 20번 염색체는 1메가베이스(Mb) 당 12로 나타났으며 이는 21번 염색체의 1Mb당 6.7과 22번 염색체의 1Mb당 22의 중간에 해당하는 것이다. 인간 염색체 중 가장 작은 22번 염색체의 유전자지도는 1999년 12월 최초로 완성됐으며 여기에서는 유전자 545개가 발견됐고 2000년 5월 완성된 21번 염색체 지도에서는 225개의 유전자가 확인됐었다. 연구팀은 22,21,20번 등 3개 염색체내의 유전자 분석결과를 토대로 인간 게놈에존재하는 전체 유전자수를 3만1천500개 정도로 추정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20번 염색체가 21번과 22번 염색체에 비해 크기가 훨씬 크고유전자 검색에서 이미 게놈지도가 완성된 쥐와 녹색복어의 유전자 자료와 비교함으로써 정확도를 높였다는 점에서 완성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번 연구결과에 대한 분석을 맡은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 게놈연구센터의토드 테일러 박사는 "이번 20번 염색체의 염기서열 완성과 분석은 이 염색체와 관련된 질병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번 염색체는 자가면역질환과 당뇨병, 비만, 백내장, 습진 등 많은 질병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특히 관심을 모으는 이유는 최근 유럽을 공포 속에몰아넣은 광우병 및 인간 광우병과 관련된 유전자를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있기 때문이다. 테일러 박사는 "앞으로 수년 간의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질병 유발 유전자를 찾아내면 질병 발생 과정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고 이를 토대로 치료법 개발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주영기자